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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
※ 창작노트
꿈의 거리를 걸어요.
고운 언어들을 가슴으로 옮겨와 머리를 맑게 해요.
'어제의 기억 숲'에서 '꿈꾸는 오늘'을 이끌어 내지요.
이렇게 졸필의 글을 모아 ‘현실의 집’을 건강하게 지으며 웃어요.
문학 자리는 징검다리 돌길을 폴짝폴짝 한걸음 넘으며, 하늘에게, 들꽃에게, 흐르는 물에게, 그리고 내가 나를 향해, 가슴으로 골똘히 물어보게 하는 것. 그런 후에, 문학은 머리와 가슴이 정겨운 화답을 하다가 가슴에 고인 맑은 옹달샘을 마시게 하지요.
《 우리에게 특별한 편지 / 대화 》
진짜와 가짜사이
엄마 이건 그냥 어느 한겨울에 지친 평범한 날, 햇볕만큼이나 따사로운 사랑을 전하는 편지에요. 예쁜 편지지가 내 손에 쥐어졌는데 가장 고맙고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니 단연 엄마가 선명하게 떠올랐어요. 엄마, 불현듯 어릴 적 마음이 아른거려요.
엄마가 내게 보여준 두 손 폭 안의 세상은 맑은 냇물과 같았었나 봐요. 그 안에 보여 지던 건 모두 진짜였으니까요 고운 물고기도, 크고 작은 돌멩이도, 찰랑이던 오색 물결도 말이에요.
진짜와 가짜. 이것을 스스로 분별해야하는 나이가 되었고, 조금은 그 투명도가 보일 것 같은 마음에 어른이 된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하지요. 하지만 가짜를 알고 난 후부터 찾아오는 고독함이 참으로 낯설어, 투정 부리는 제 모습은 엄마 앞에선 여전히 어리광은 아닐 런지요.
대학시절 해외연수 기간을 떠올려요. 다른 문화의 생각바구니, 색이 다른 눈망울을 가진 사람들. 그들이 살고 있는 낯선 나라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배운 적이 있지요. 생에 만나게 되리라 상상도 하지 못한 사람들과 진짜친구가 되었던 시간. 때론 같은 혈통의 사람 속에서 거짓이 더 많기도 했던 의아한 시간. 외로움과 더불어 시간을 이겨내며 결국 세계 어느 곳이던 살아 숨 쉬는 진짜의 눈부심에 내 시야를 넓히던 시간들. 솜털을 보이며 어린티를 체 벗지도 못한 딸에게 그 시간을 허락해주신 부모님의 용기에 저는 이렇듯 또 자라나고 있었어요.
스물 넷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그렇다 할 패션 디자이너로 입사를 하였지요. 진짜로 보이던 부풀었던 어릴 적 꿈이 현실 앞에 점점 보잘 것 없이 초라 할 때, 만져지지도 색이 있지도 않은 ‘구름을 쫒아온 건 아닐까’ 하는 어리 숙한 회의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죠.
어느덧 소녀의 옷을 벗고 보물을 발견한 마음으로 만나던 첫 사랑도 거짓말처럼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어요. 그 후 숨 가쁘게 스쳐가는 진짜 같은 가짜 인연들에 머리가 아파와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곤 해요.
엄마! 지금 내 손이 닿아지지 않는 것들조차 사실은 따뜻하다고 말해줄래요? 엄마! 당신이 내게 안겨준 이 넓은 세상은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세상일 테고 난 시간을 아끼며 감사히 살아가고 싶어요. 눈을 뜨고 있을 때나 설령 눈을 감아도 보이는 빛들을 믿고 따라가도 될까요. 참을 의심하지 않고 온 마음으로 대할 것이며, 거짓을 두려워하지 않고 온 마음으로 감싸 안을게요. 내가 참으로 모두 만들어줄게요. 달아나지 않도록!
세상이 나를 만났을 때 무어라 표현할까요? 찾기 힘든 진짜 혹은 터무니없는 가짜라 해도 아무래도 난 좋아요. 내가 부족하면 더 따스한 누군가가 날 진짜로 만들어 줄 테니까요.
엄마의 횃불인 막내딸이 환하게 켜지는 그 날까지 지켜봐 줄래요? 수줍음을 벗고 날아오를 테니까요. 끊임없이 엄마의 손길을 요구하는 우리 가족들이 때론 밉고 힘드시죠? 그 만큼 한순간도 빼놓지 못하고 엄마의 사랑이 모든 힘의 원천인걸요.
이토록 어수룩하고 가난한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엄마라는 이름의 단 한 사람. 당신을 이 마음 가득히 넘치도록 사랑합니다. 매일매일 하루를 보내며 입속말로 외쳐요.
‘오늘도 근사한 인생이다.’ 모자란 듯 충족되어있고 걱정은 많아도 행복하니까요.
-스물다섯,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딸로부터-
아직, 자라고 있는 아이
세상살이는 짝퉁이 없다. 마음이 아프고 죽을 것만 같은 어제는 가짜일까? 아니다. 퇴색되어 가지만 기분 좋은 기억만큼은 진짜일까? 또한 아니다. 그 순간 모두가 진실 그 자체이다. 물건은 진퉁ㆍ 짝퉁이 있지만 사람은 남을 흉내를 내는 거짓 짝퉁은 있을 지라도 유일한 인간이다. 아이는 세상 들판을 뱅뱅 돌다가 진실 판 과녁을 향해 쏜살같이 화살을 당기다가 슬픈 얼굴로 생기를 잃으며 세상을 향해 분풀이를 한다.
아이가 어른 흉내를 낸다. 유치원시절 아이는 동무와 엄마 아빠가 되는 소꿉놀이를 하며 빨리빨리 어른세상을 꿈꾼다. 아련한 그 때 그 시절의 아이는 혀끝에 녹는 솜사탕을 닮은 행복한 단맛으로 깔깔거린다. 여린 소녀가 숙녀가 되어 비상을 꿈꾸며, 스스로의 뒤를 돌아본다. 오늘과 다른 내일이 궁금해 어제를 살짝 포갠 후, 달랑달랑 소리를 내며 세상 속으로 한걸음씩 내딛는다. 아직도 자라고 있는 아이는 부지런한 발품으로 가짜를 이겨내며 진짜를 고르는 연습을 한다. 철부지 모습이 야생마를 길들이는 조련사를 닮아있다. 마음을 쓸어내리는 가짜를 닮은 인연들은 감성의 끝을 툭툭 치며 닳아가면서 아이를 철들게 한다. 키가 자란다.
아이가 진짜어른이 되어간다. 아이다움을 버리고 머리카락에 현실의 피곤을 묻히고 몸을 웅크린 채 밤잠이 든다. 아이는 고운 세상을 탐하며 온 몸으로 느껴간다. 어른이 되는 것이 안쓰럽다. 첫 사랑의 스치는 인연ㆍ 친구들의 우정속의 이기심ㆍ 선의의 거짓말ㆍ거짓이 깃든 악행들은 사회에서 보고 듣는 상처자국이 되어, 스스로에게 보호색을 칠하며 세상을 말없음표로 읽는다. 아이는 진실 속에 가린 거짓덩어리를 도끼질하며 슬픈 인연 속에서 울고 웃는다. 아이는 젊은 오기로 폭설 속에 발자국을 한 번 찍고 난 후에, 스스로의 뒷모습을 되새김질하며 단단히 눌러 한 번 더 꾹 밟는다.
닮은꼴을 생각한다. 아이와 사자새끼의 여린 눈망울 그리고 연초록 떡잎은 모두 순수한 결을 지녔다. 참으로 닮았다. 이들은 저녁에 어린 몸을 오므리고 쌕쌕 잠들었다가 아침이 되면 성큼 자라나 꽃잎을 벌리는 상큼한 나팔꽃과도 같다. 가시 없는 그들 마음에는 세상을 향한 그 어떤 방어도 없이 착한 사랑을 나눈다. 아이는 사랑 한 방울 두 방울을 끌어 모아 ‘세상살이의 키’를 쑥쑥 키운다. 이처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사랑으로 커간다.
나는 자연 냄새를 즐긴다. 끙끙거리며 맡는다. 창가에 자리한 장미허브 줄기사이로 내 양손을 넣어본다. 잎줄기를 감싸 안았던 손가락을 코끝으로 들이대자 진한 허브향기가 느껴진다. 햇살을 통해 꽃 단자에 내려앉은 향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사랑이 메말라. 내 몸에 촉촉한 물을 주세요.’ 그 꽃은 엄마젖을 달라는 어리광의 몸짓으로 칭얼댄다. 나는 화수분 밖으로 물을 튕기며 흠씬 준다. 사랑을 뿌린다. 허브줄기는 허기를 채우며 생기를 부풀린다. 살랑 바람이 분다. 꽃이 흔들흔들 기쁜 몸짓으로 바람결에 윙윙댄다.
아이는 세상을 읽는다. 참과 거짓을 가르는 패싸움에 말려들기도 하며, 무모한 용기를 들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여기저기 눈을 동글동글 마구 굴린다. 가짜와 진짜를 골라내는 연습게임으로 세상살이를 즐긴다. 현실에 떠돌아다니는 어둠을 깨끗한 지우개로 살짝 지운다. 아이는 하늘에 걸린 별 하나ㆍ별 둘을 따와서 나 하나ㆍ우리 둘을 헤아리며 종종걸음으로 늘 바쁘다. 그들의 발걸음이 참 귀엽다. 어른은 이렇게 아이냄새를 맡는다. 새 생명들이 무럭무럭 크도록 사랑을 뿌린다. 철이 들어가는 아이 머리위로 쉼 없이 애정을 쏟는다. 무한한 사랑을 내린다.
어른과 아이는 엄마와 딸 사이. 아이는 엄마의 막둥이 딸이다. 아이는 세상살이에 뿌리 내리려는 안간힘으로 가짜와 진짜를 엇박자로 뒤섞으며 씨실과 날실로 ‘생활의 옷’을 곱게 엮는다.
‘아이야. 현실 속에 진실과 거짓은 일정한 경계선이 없다.우리가 하나 되어 웃는다. 아이 자체가 귀여운 사랑을 품고 있다. 아이마음에 살고 있는 분홍빛 사랑으로 세상을 이겨간다. 엄마는 막둥이가 준 「진짜와 가짜사이」글 재롱으로 흐뭇하여 아이가 입혀준 하늘거리는 사랑 옷을 입고, 사랑의 단맛ㆍ 짠맛ㆍ 신맛ㆍ 쓴맛의 매력 속으로 첨벙 빠져서 우울한 기운을 생기로 되돌린다.
딸아. 참과 거짓을 버무려 으깨어보고 반죽하여, 씁쓰레한 그 맛을 추억하며 자라나렴.
우리를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우리들의 기억세포는 좋은 것만을 골라 기억하지는 못한다. 세상에 둥둥 떠다니는 사랑을 묶어 바구니에 쏙 담는 건 네 몫 이란다. 사랑은 아름다운 풍요를 만드는 치유제이다. 이제 진짜를 떠올리며 생을 감동으로 채색하자. 촉촉한 기억들은 진실이 되어 너의 생애주기를 넘나들 것이다.
아직도 가파른 세상길을 걷고 있는 딸아, 유료가 아닌 무료인 것들을 먼저 생각하렴. 자연세상을 몸으로 느끼렴. 땅에 솟는 새 순의 생동감ㆍ하늘의 햇살이 주는 빛줄기ㆍ가짜를 숨겨주는 소슬바람은 모두 진짜사랑의 뿌리인 것을…….
-어느 새 스물다섯 되어버린 딸을 향해, 엄마가-
글과 영상 / 유민자 드림 (영상은 베트남 하롱베이)
댓글 9개
스물여섯...... 꿈꾸는 나이... 그 숫자만으로도 야릇해지고 어여쁜 느낌이 마구 묻어나요. 그 고운 따님을, 아직도 아이적의 그 모습과 그 심정으로 대하는 엄마의 마음... 보고 배운 것과 현실에서 부딪쳐가며 성숙해가는 따님... 그 따님을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부모... 글에서 전해지는 따듯함과 정에 오롯이 젖어봅니다. 유민자 선생님의 글은 슬며시 눈가의 눈물을 훔치게 해요.
맞아요. 아이가 눈가의 눈물을 훔치게 만들어요. 가끔은 저보다 더 노력하는 삶의 태도로 뭉클한 그 무엇을 아이에게 받지요. 엄마와 딸. 저녁의 달빛 세대와 아침햇살의 세대차이인가요.... 포아폴님은 아직도 맑은 빛줄기인 아침햇살을 닮았지요...^&^ 부족한 저는 ,세상을 아우르는 달무리가 되고파 아둥바둥거리는걸요. 아마도 아이의 미숙함은 성숙에 오르려는, '원숙으로 다가서는 생의 길'인 듯해요.
진실과거짓 진짜와가짜 착한것과 나쁜것 이러한 단어들을 우리나라 제도권교육에서 부터 사회전반에 걸쳐 잘못된 구조적 문제가 많아서 아직도 손쉽게 구별하지 못하게 만드는것 아닌가.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주몽의 활 다녀갑니다.
먼저, 아쉬운 것들에 대한 것을 모아 버릴 것을 추리고 챙겨요. 이미, 생은 부족을 채우려하면 내가 먼저 욕심으로 무너짐을 알아요. 주몽의 활님. 너와 나가 우리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는 진실과녁을 향해 화살을 당겨볼까요....^&^
너와 나가 우리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는 진실과녁을 향해 화살을 당겨보지요. 선생님께서는 화살을 많이 만들어서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시고, 주몽의 활은 활을 많이 만들어서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고, 존재하는 우리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진실과녁을 향해 화살을 당겨볼까요.*^}{^* 화이팅^^*
이렇게, 색다름이 있는 우리가 태어나요. 사회속에서 당김과 끌림의 속성들이 존재하며 긍정과 부정을 발산해요. 우리만의 특별한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지금보다 나은 생에 다가서는 '변화의 그림자'를 만들어내지요. 존재하는 우리의 '나눔의 대화'만으로도 이렇게... 힘껏 당겨요. 웃음.*^}{^* 을 복사해서 흉내를 내며 함께 웃을 수도 있어요. 참으로 감사드려요.
나는 활, 선생님은 화살, 우리, 누구나가 탐낼 수 있고, 딸 수 있는 그런 열매를 만들어요. 우리 아들, 딸 들이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 나은 생에 다가서는 \"변화의 그림자\"를 만들어요. 존재하는 우리의 \"나눔의 대화\"만으로도 이렇게... 힘껏 당겨요. 행복과 사랑을 *^}{^*을 우리 모두다가 함께 가질 수 있어요. 참으로 감사해요. 선생님은 단어를 너무 아름답게 잘 만드시네요. ㅂ ㅜ ㄹ ㅓ ㅂ ㅅ ㅡ ㅂ ㄴ ㅣ ㄷ ㅏ.
제가 어린아이마냥 킥킥대요. ^&^ 은혜로운 오늘입니다. 부족한 제가 진실로 아름다운(?) 언어를 만들고 있나요? 그 언어가 부적절한 글의 표현에 앉아 억지언어인양 생각되지요. 가끔은 그 언어가 비틀거려요. 저는 새챔때기인양 걱정을 한아름 안고 울상을 하고 있었는걸요. 주몽의 활님께서 주시는 격려를 믿으며, '감성과 이성의 힘'을 모으겠습니다!!!~
정말 제가 부족한게 많아서, 이제껏 책을 거의 보지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선생님의 글 볼때면, 너무나 부럽습니다. 아름다운 말들도 잘만드시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답운글들, 저는 머리로 마음으로 몸으로 겪으면서 거의 마음과 몸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거의 부적절한 글의 표현이 많이 나오는것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이 항상 억지언어인양 생각되지요. 앞으로도 아름다운 글들, 많이 올려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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