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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5부 우정 왕진향

한민 2007. 11. 03. 오후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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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치고는 멋진 차림을 하고 있는 여인과 한 사나이가 손을 흔들며 그들을 마중했다. 천일은 노출을 가급적 피하기 위해 그들이 준비한 차에 서둘러 탔다.


  왕진향 기자라고 소개한 그녀가 운전하는 차안에서 천일이 말했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여성의 사회참여가 극히 힘든 것으로 아는데 여성으로서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것을 보면 대단한 재원인가 봅니다.”


  함께 마중 나온 자는 천일이 미리 보낸 중국통으로 우종하라고 했다.

  우종하가 설명했다.

  “왕기자의 부친은 중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재벌인데 우리나라의 재벌 개념과는 달라요. 한해 예산이 웬만한 조그만 나라의 예산과 맞먹죠. 왕기자는 미국 유학파인데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자생활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 대해 대단히 우호적이며 중국 현지 사정에 밝고 소신이 뚜렷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몇 해 전 연리지의 중국공연 때 그녀의 덕을 톡톡히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천일이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저런 미모의 재원을 알고 계시나?”

  “미국 유학 시절 왕기자와 함께 그린피스에 가담한 적이 있어요. 그게 인연이 됐죠. 중국어는 그때 왕기자에게 배웠습니다.”

  “어떤 관계인가?”

  “그냥 친구 사이예요. 중국인들이 보수적이잖아요.”

  “자네가 중국어를 배웠다면 왕기자도 한국말을 배우셨겠네.”

  왕진향이 웃으면서 서툰 한국말로 대답했다.

  “우종하씨는 독한 사람이에요. 반면에 저는 그렇지 못해서 조금 밖에 할 줄 몰라요. 듣는 건 대충 들어요. ‘장금이’도 자막 없이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연리지의 노래는 대부분 다 한국어로 부를 수 있어요. 댄스가수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 나온 ‘너를 보내며’라는 노래는 중국에서 인기1위에요. 노래방에 가면 한국에서 수입한 노래방 기계가 있는데 연리지의 노래를 부르면 모두들 부러워해요.”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던 민채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세상은 참으로 넓구나.’


  초고층 빌딩이 운집한 도심을 벗어나니 군데군데 번화한 상가들이 눈에 뜨이고 기다란 운하를 끼고 있는 덮개 씌운 배들이 즐비했다. 한 시간 가량을 달리자 한국의 전형적인 시골길이 나타났다. 민채 일행을 태운 차는 허름한 민가가 대여섯 채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점에 이르렀다. 차는 제일 마지막에 위치한 집으로 빨려 들어갔다.


  같은 시각 홍콩 번화가의 한 음식점.

  장국진은 홍콩 내 자신의 계보들을 비밀리에 소집한 상태였다.

  장국진이 입을 열었다.

  “지난번의 수모를 되돌려 줄 때가 되었다. 현재 갈회장은 한국에서 이현중이라는 자를 납치해왔어. 그는 패러다임 지하에서 벌어지는 지옥의 링을 운영하던 정삼식의 최측근이다. 지금 홍콩 삼합회와 중국 본토의 흑사회가 거점 확보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갈회장이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어. 당국도 마찬가지로 갈회장에게 불만이 많아. 그리고 명색이 부회장인 내 게 조직의 방향을 의논하지도 않으니 그게 될 말이야?”

  “이번 기회에 갈회장을 재신임에 부쳐야 합니다.”

  “장부회장님께서 홍콩의 삼합회만이라도 직접 관리하셔야 합니다.”


  흐뭇한 표정으로 장국진의 입 꼬리가 올라가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현중을 구하기 위해서 오늘 한국에서 애들이 도착했다는군.”

  “지난번에 연리지 공연 때 왔던 놈들입니다. 모두 특공대 출신으로 무예가 출중하다고 합니다.”

  장국진이 짜증스런 얼굴을 하며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야. 우선 갈회장의 경호를 최소화해서 그들의 의도대로 길을 내 주라고 해. 그들은 이현중을 위해서는 목숨까지 바친다고 하니까 분명 갈홍하를 제거할 것이 분명해. 그 순간을 기다렸다가 이현중을 다시 잡아놓고 이권을 내놓을 건지 공안에 넘겨질 것인지 양자택일을 하라고 하면 제깟 놈들이 별 수 있겠어? 어떻게 생각해?”

  “제갈공명이 환생하셨습니다.”

  “이이제이로군요. 탄복 할 노릇입니다.”

  장국진은 목을 치켜 올리면서 어깨에 힘을 주고 말했다.

  “갈회장쪽으로는 정보를 차단시켜. 갈회장이 전혀 대비하지 못하게 해서 앓는 이를 대신 뽑아가게 해. 자, 오늘은 맘껏 즐기자. 내일부터 재밌는 일이 벌어질 테니. 조금만 있으면 우리 세상이다. 잔 채워.”


  욕심은 죄를 잉태한다. 욕심이 지나치면 판단력을 흐리고 아집에 휩싸여 달콤한 말만 받아들인다. 장국진과 일당들이 술독에 빠져있는 동안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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