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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의 휴일

한은총/김문숙 2008. 06. 07. 오후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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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일의 휴일


                     한은총/ 김문숙


오늘은

피 묻혀 이룬 기념일


허둥지둥 살아온 습관대로

사람들은

그리 빠르게

웃음 한 자락을 산뜻하게

봄 스카프처럼 목에 두르려 하고


묵념 사이렌을 기상나팔쯤으로

태극기 게양은

꽃 화분만큼은 되느냐


한탄하는 노인의 등이

곰 바위 같다.


어서 줏어, 이거 줏어, 어서 이리 오지 못해?


꽁초 흘린 청년에게 댓쪽 같은 호령이 서고

어정어정 도망가다

자석처럼 끌려와 줍는 젊은 이의 두 손에

아직 대한민국의 해는 떠 있다. 


남방으로

휴가 촌으로

승용차가 몰리고

번잡한 종로 부페가 텅텅 비는 낮


지휘자의 실수를 넘어서서 원칙대로 흘러가는, 

온갖 기 펄럭이며 세계로 걷는  촛불 합창 대


세계는 

별빛도 아껴온 옛 선비.

반딧불 독서의  후손에게

양화진 나루터,

진리와 평등과 자유를 믿음으로 사수한  

맹수의 유전자가 있음을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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