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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말, 비가 내리네
유월 말, 비가 내리네
한은총/김문숙
유월 말, 넉넉한 비가 내립니다.
시원한
초 여름의 비 넉넉하고 풍성하게
첨벙첨벙 내리 부어지고 있읍니다.
동그린 우산들 위로
지붕과 전보선애 꼭대기에
높다란 아파아트 벽 벽마다.
낮으막한 포장마차 지붕
개미집 언덕 위로
우리들 사이사이로
발 밑으로
인도며, 차도며
오솔 길이며
산 위로, 들 위로
나무 위에, 풀잎 위에
포도 밭 넝쿨 비닐 우산대 위에
우주를 받치려 하는 넉넉한 호박잎 위에
발이 젖었읍니다.
팔 소매가 젖었읍니다.
포도가 알알이 젖어 갑니다.
잎새마다. 수분이 넘쳐 흐릅니다.
나무 주변으로, 생명의 샘물이 절벅절벅합니다.
메마른 아스팔트 위에서도
비오는 오늘은
샘물이 솟는 듯, 작고 빠른 물 줄기가 생겨납니다.
골목마다 작은 도랑이 생기고
말끔하게 태 먼지를 쓸어 내리면서
쏠쏠이 쓸려 지하수로 빨려 갑니다.
그렇게 흠뻑 싱싱하게 살아 내릴 수 있도록
당신도 나도
온 세상도 축복에 젖어 살 수 있을까요?
그렇기도 하겠거니와
나와 당신의 사랑은 또 그렇게
금방 부서질 듯 바삭 거리는 세상, 물물마다 촉촉히 적셔내고
아프고 침침한 가슴마다, 멀끔히 걱정을 씻어내어
목타는 세상
그리도 시원하고 충만하게 적셔내릴 수 있을까요?
오늘 이리도 풍성히 비가 오는 게
오랜 참만에 , 한창 반가운 건
우리가 여전히 은총의 땅에 힘 있게 발딛고 서서
사랑과 축복의 씨앗을 가꾸는
착실한 농부라도 된다는 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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