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여름, 제부도

포아풀 2008. 07. 08. 오후 03:00
3688
물때를 기다려
섬에 들어본 사람은 안다
물 들고 날 때마다
길 지워지고 또 생겨나는 것을
간밤 수북한 달빛을 담았던
바다 밀려가고
생의 갯벌에는 부리 길게 늘인 바닷새 내려앉아
허기를 채운다
갯벌에 작은 구멍을 내고
세상으로 고개를 내미는 바다미물에게는
몸뚱이에 들러붙는 갯내음이
삶의 그늘이 되지 않는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사소한 일상의 먼지 같은 것일 뿐
갯벌에 코를 대고 질퍽한 내음을 맡으면
후끈 이는 비릿한 멀미
우리 서로에게 닿지 못한다 해도
서러워 말자,
가슴 속 뭉클하게 일어서는 뜨거움을 뿌리며
먼 바다를 향해 소리친다
물길 열리고
너를 향한 또 다른 길을 여는 섬
알 수 없는 뜨거운 마음이 무심한 여름을 흔든다

댓글 8개

김문숙 2008. 07. 08. 오후 04:29

제부도, 간 것 도 안 간 것도 같은 섬. 건너 가셨던 가요? 비릿한 멀미는 하셨어도 그리고 드디어 건너 오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수없이 드나드는 삶의 제부도 그 길에 행복이 넘치시기를

신순식 2008. 07. 08. 오후 05:13

비릿한 냄새에 멀미를 해도 그 속에는 우리의 삶을 느끼게 해주는 개펄이란 세상이 있는것 같네요. 그곳이 그리워 집니다

김문숙 2008. 07. 08. 오후 09:40

그렇습니다. 우리가 갯펄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품엔 수많은 생명의 살음이 더욱 행복해 질 것입니다.

포아풀 2008. 07. 09. 오전 10:18

안간 것도 간 것도 같은 섬, 제부도... 네. 건너갔다왔어요. 무척 덥지요? 김문숙 시인님, 신숙식님, 감사합니다.

최인구 2008. 07. 09. 오후 03:25

얼마 전 친구들이랑 강화도에 놀러갔는데 오는 길에 강화도 갯벌에 들렀습니다. 저는 씻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친구들이랑 삼겹살 구워 먹으며 쇠주나 마셨죠... 왜 그랬을까요? 후회가 됩니다. 낭만을 좀 즐겨도 되는데...... 포아풀 님~!은 언제나 낭만적이세요...... 어제 모처럼 글 좀 쓸려고 하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지우고 또 지우다가 그냥 접어 버렸습니다. 가슴이 콩당콩당 뛰어야 되는데 뛰지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포아풀 2008. 07. 10. 오전 10:25

낭만적...? 그런 체 하는 거예요, 인구 님. 제가 보기에는 인구 님이 삶의 여유며 멋을 아는 분 같은데요. 그렇죠? 가슴이 뛴다는 말... 동의해요. 가슴이 뛰어서 용솟음쳐 나온 글은 역시 기분도 좋게 만들지요. 억지로 쓴 글은 독자가 먼저 알아봐요. 아는 체좀 했어요. 인구 님, 더운데 건강 꼭 챙기시고요...

이임영 2008. 07. 11. 오전 08:16

장엄함 속에 말문을 닫게하는 바다 뭔가 쓸 것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가도 제대로 된 시를 못쓰고.... 포아폴님의 여름바다를 느끼게하는 고운 시 즐감했습니다~~

포아풀 2008. 07. 12. 오후 12:47

이임영 님, 고운 흔적 고맙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