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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야기 ①
크리스마스 이야기
지난날 나는 해마다 성탄절기가 되면 산타클로스가 되어 이곳저곳으로 아이들을 찾아다녔던 적이 있다.
그것이 꿈 많은 아이들에게 고운 추억 하나를 심어주는 일이려니 싶어 성탄절기 며칠은 열일 다 제쳐두고 오직 그 일에만 신명을 냈지만, 아이들의 맑은 눈빛을 들여다보며 신산한 삶에 시달린 내 고달픈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이었다.
곧 성찬절기가 돌아온다. 나의 산타클로스활동에 얽힌 내 아름다운 추억을 내 좋은이웃들과 두루 나누고 싶어 오늘 내일에 걸쳐 두 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올린다.
\"Merry Christmas!\"
산타클로스와 스님
아이들이 다 잠든 밤중에 가만히 장롱을 뒤져본다.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반짝 빛을 보고는 장롱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산타클로스 의상을 챙겨 보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산타 할아버지 노릇을 한 지도 어느새 서른 해가 다 되었는가 보다.
세월이 흐른 만큼 가지가지 아름답고 소중한 사연들이 쌓였다. 그 중에서도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가 있다.
이미 20년이나 지난 일이다. 그 해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
그 때 나는 산타클로스가 되어 크게 소문내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린이들만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알았는지 어느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약속한 크리스마스이브,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뜻밖에도 불교의 사찰에서 경영하는 유치원이었다. 사찰의 주지이자 유치원 원장인 스님이 산타클로스인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아니… 불교 유치원에서도….”
내가 뒷말을 채 맺기도 전에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에게 고운 꿈을 심어주는 일인데 기독교면 어떻고 또 불교면 어떻습니까?”
다시 쳐다 본 스님의 가슴이 유난히 넓어 보였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투리 시간에 스님과 몇 마디 따뜻한 얘기가 오갔다.
“나의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하지요. 좋은 것은 남의 것이라도 존중해야지요.”
그래서 그 날 밤 그곳에서의 두 서너 시간은 참으로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 되었다.
세상살이가 이만큼이라도 견딜만한 것은 넉넉한 마음을 지닌 좋은 이웃들 덕분이려니 하는 좋은 생각 하나를 얻은 그 날, 그 밤은 정말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댓글 1개
그래요. 내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해요. 다른 종교로 마음이 나뉘기보다는 함께 어울림이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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