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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밑에 피는 똑똑한 봉선화
김문숙 2009. 09. 22. 오후 09:56
3257
김문숙 2009. 09. 22. 오후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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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밑에 피는 똑똑한 봉선화
한은총 김문숙
간장 고추장 항아리를 섬기는
장독대 울 밑가장 자리로 매년
봉선화가 밭으로 피었다.
꽃마다 꽃마다
주머니를 달고 사는
아름다운 꽃
머리 하얀 울 할머니 한숨 담은
하얀 꽃 주머니
할머니 손 잡고 재롱 떠는
어린 손자 웃음 담은
빨간 꽃 주머니
그 주머니 속에
행복한 어린 시절
가득가득 담겼다.
잎으로 하든
시들어 떨어진 꽃잎을 짓찧어 하든
쳉쳉김고 한 밤 재우면
영락 없이
어느 손톱이건 저 같은 붉은 꽃을 피웠다.
꽃 지고
달랑 달랑 남기는
고 귀여운 씨 방울
봉선화는 똑똑하다.
씨 품은 채로 썩는 일 없다
때가 되면
탁
터트릴 줄 안다.
씨방 익어 터치는 씨들조차
제 갈 바를 알았다.
댓글 1개
김영임
2009. 10. 17. 오후 12:19
이제는 절대 처량하지 않은 똑똑한 봉선화의 모습이네요.장독대에 뱀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심었다죠? 지금도 봉선화를 보면 꽃물을 들이고 싶어져요.마음은 왜 나이를 먹지 않는지...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어요.괴로운 것이겠죠? 봉선화의 일생을 재치있게 재미있게 쓰셨네요. 김 문숙선생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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