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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그 훗날의 기억

박종영 2009. 11. 14. 오전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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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그 훗날의 기억

                          -박종영


어느 날이던가
길옆 전봇대나 담벽에 함부로 그려진 낙서,
너, 글자의 미아,

슬픔처럼 비가 내리고,
밟히고 덧칠한 몸뚱이 눈물자욱 씻어 내리는
그 습한 물기를 거부한다

검은 밤에는,
새벽별 불러모아 발가벗은 몸뚱이
낭창하게 간지럼을 타고,

어느 날 너의 이름을 '사랑' 으로 조합하였을 때,
너를 읽는 문맹(文盲)한 세상이
그리움 안고 몸부림이다

날마다 지친 세월은 눈이 멀어가고
쇠잔한 너의 이름을 지우고 버려야 할때마다
헐거운 가슴 다독이며
봄의 기운을 구걸하는 낙서,

지난 날 그토록
서툴게 사랑했던 내 기억의 훗날을
오늘, 네게서 읽는다.


photo by  sumeru 사진가님</SPAN></UL></UL></FONT></PRE>

댓글 4개

포아풀 2009. 11. 15. 오전 11:59

마음들은 이미 사라졌어도 낙서는 남아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는군요. 하지만 낙서는 훗날에 보면 좀 우습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지요.

박종영 2009. 11. 15. 오후 12:12

포아풀님 안녕하세요? 초겨울 답게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불청객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정혜 2009. 11. 16. 오후 05:16

서양에서는 낙서가 하나의 예술로 잘 표현되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 낙서 하면 풋풋한 학창시절의 추억도 있지만, 좋지 않은 변소문화가 생각납니다. 아무튼, 아름답지 못한 전봇대 낙서로 상상 이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선생님 글에 감동합니다^^

박종영 2009. 11. 17. 오전 11:58

오정혜 시인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몸을 움추려들게 합니다. 늘 작은글에 과분한 덧글 감사드리며 환절기에 건승하시고 문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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