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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그 밀집의 웃음

박종영 2009. 12. 06. 오후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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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그 밀집의 웃음

                              - 박종영 -


거짓과 진실이 먹혀들지 않는다
옥수수, 기세등등한 나무의 간격에 은밀히 그물을 친
거미의 절제된 응시가 끈끈한 속임수로 흔들리고, 

선선한 기운으로 가지런한 이빨 고루 채워
여름, 무더움을 이기고 서걱대는
옥수수 그 밀집의 웃음,

복록한 배부름 달고 소리없이 흔드는 긴 수염이
오늘은, 유년의 날 밤새워 들려주던
할머니의 옛날 얘기로 술술 머리를 푼다

성숙한 가을, 한 광주리 모닥불에 구워
가지런한 알갱이 한입 물면,
달콤한 유혹으로 튕겨오는 윤기나는 웃음의 나열,

와삭와삭 터지는 명료한 물기가
오랜 가뭄으로 지루한 가난을 건져낸다.

다음 해에도, 또 다른 달빛 세월에서도
박제된 사랑의 침묵으로 하얗게 옷을 벗는 씨앗 하나,
눈이 오기전에 알몸의 너를 시렁에 매달아
그토록 무서운 겨울 강을 건너야 하느니.


영상/조일행 사진가님

댓글 2개

포아풀 2009. 12. 07. 오전 11:03

옥수수 하나도 섬세하게 짚어보는 시인의 눈길이 느껴집니다. 저는 어려서 남의 밭에 몰래 들어가 옥수수를 따서 그걸 불에 올려놓고 기다렸지만 익기는 커녕 꺼멓게 그을음만 입고 아무 맛도 없던 기억이 납니다.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는 시, 감사합니다.

박종영 2009. 12. 09. 오전 01:35

포아풀님 안녕하세요 신종 감기가 주춤하지만 그래도 일상에 건안을 빕니다 작은글에 격려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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