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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실레마을*

포아풀 2010. 01. 04.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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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더냐 어머니 조바심으로 보채시네 이른 아침 정갈하게 씻은 시루 마른 행주질 해 뽀얀 쌀가루의 흰 눈 두툼하게 깔고 점순이 그 가시내에게서 나던 풋풋한 내음과 참봉댁 마름 봉필영감의 고약한 욕심과 화투판 만무방들 농지거리와 주막 덕돌어멈 넉넉한 허리춤에서 풀어지던 걸진 얘기 얹었네 갈아엎은 화전 다독이듯 납작하게 다독여 금병산자락 번쩍 들어올리는 붉은 해로 아궁이 불 지필 때 소식 좀 있더냐 어머니 또 물으시네 시루 하얗게 띠 두른 듯 흰 눈이 가둔 마을, 봄, 봄 언제쯤 오려는지 기다림으로 목이 한 뼘쯤 길어지는데 저 멀리서 기차가 시루 위 김 오르는 소리 푹푹 내지르며 다순 바람 몰고 오네 어머니 보세요, 동백꽃* *환하게 입술을 여네요 * 실레마을: 김유정 소설의 무대가 되는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3리 시루처럼 옴팍 들어간 모양이라고 실레마을이라 함 * * 동백꽃: 산수유꽃

댓글 11개

민순호 2010. 01. 04. 오후 04:15

<'개화' ?? .. > 과거에도 빠지지 말며 미래에도 홀리지 말라 지금 현재 속에서 천지기운을 느끼며 천지마음 속에서 마음의 천국과 평화를 이루어라 너희가 사심 속에 빠져 오욕칠정에 있는 동안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악몽이며 어떠한 계획도 꿈도 너 자신과 이웃에게 도道가 아니며 선善도 아니며 진리眞理도 아니다 담담한 마음으로 천지기운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도리 공부와 수행 공부, 살림 공부에 충실하라 이러한 사람이 정지正知에 이른 사람이며 감사하며 사는 생활 속에 조화의 꽃은 저절로 피어난다 참다운 스타는 매일매일 조화의 꽃을 피우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이 세상의 등불이며 선약仙藥이며 이상인간이다 .. - 조화의 꽃/이승헌 -

김문숙 2010. 01. 04. 오후 09:19

두 분의 시가 아예 쌍벽을 이룹니다 아름답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 시루떡 하얗게 허리 둘르고 익어 오르는 김들을 바라보던 순수의 열정이 오늘날 이렇게 번창한 한국을 이루었지만 외론 꽃으로 지신 기다림의 어머니들 그 가엷은 영혼이 오늘 눈 함박져 내리는 세상 하얗게 기도로 다가 옵니다

백야 2010. 01. 05. 오전 07:12

포아풀님! 경인년 새해에는 모든것 이루소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기차의 꼬리처럼.. 가물져가는 생활의 발견란이 눈속에 파묻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백성동 2010. 01. 05. 오전 10:44

킁..킁.. 점순이의 풋풋한 냄새 새벽 약수터에서 잠바 세포마다 숨어든 불냄새로 도시 여인의 섬세한 코를 자극하여 나쁜놈으로 오해받은 하루 점순이도 그리 생각하였을까? 산 입구에서 부터 맡는 그 숯불 냄새는 따뜻함으로 기다리메 이제는 자신의 살냄새가 되었습니다 애써 변명할바 없어 저자거리에서는 다른옷을 입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흰눈밭의 점순이가 보고싶네요.... 잘 계시죠

포아풀 2010. 01. 05. 오전 11:47

댓글의 여왕(아님 왕?), 민순호님, 새해 첫 방문,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덧글, 고맙습니다. 김문숙 시인님, 올 한해 평안하시고 좋은 글로 기쁘게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백야님, 생활의 발견란에 글은 못 올리지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오래된 벗처럼 늘 한결같으신 모습을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백성동님, 눈에 갇혀 주무시지는 않으셨군요. 흔적, 고맙습니다. 살냄새.. 그 단어가 좋네요. 강원도 점순이의 풋풋한 모습이 보고 싶으시다면, 경춘선 기차를 타고 김유정 역에 내려 김유정 문학관에 들러 보시거나 아님 실레마을과 금병산 자락 한번 걸어보심이... 꼭 이맘때, 눈 덮인 그곳에서 가져온 시심입니다. 고맙습니다.

미오새 2010. 01. 05. 오후 08:12

*포아풀님... 한 겨울 하얀눈에 갇힌 실레마을 사람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시루떡의 재료가 된 건가요? 흰눈 소복히 쌓인 초가지붕 사이로 아궁이에 불지피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도 싶어 오래도록 옛정취에 잠겨 있었습니다. 시루에 떡이 익어가듯 다순바람 부는 봄, 그 봄은 언제쯤 올까요. 기다리는 모든 것은 하룻밤 자고나면 온다고 어렸을적 할머니는 말씀하셨는데... 어릴적 자주 배앓이를 할때도 하룻밤 자고나면 낫는다고 하셨는데... 그 할머니가 점순이 같은 새각시 앞세워 시루떡 앉히던 모습을 회상하면서 포아풀님의 시를 바라봅니다. 포아풀님은 어디서 장을 보시길래 이렇게 시상(詩床)의 찬거리가 풍요로울까...생각 곁들여가면서 시를 바라봅니다. 점순이가 담장 너머로 미오새를 은밀하게 부르더니, 저희 집 아씨가 보내는 것이라고 김 물씬나는 떡 한접시 전해주네요. 아씨의 이름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포아풀이라고...그래서 크게 웃었지요 虎虎虎...범띠해에는 虎虎 웃어야 한다는군요. 60년만에 돌아오는 경인년답게 백호가 위장하기 좋은 하얀눈으로 온세상을 덮고 호랑이해를 시작하는군요. 미끄러운 눈길이라 경인년의 첫걸음은 비록 엉금엉금 시작하셨겠지만, 2010년, 포아풀님 가시는 길 만큼은 탄탄대로이길 미오새가 기원하나이다.

박은정 2010. 01. 05. 오후 09:10

포아풀님^^* 흰 눈이 하얗게 온 세상을 덮어버린 날에 멋진 시를 올려 주셨네요. 2007년 1월 문학기행때 '김유정소설가와 춘천\"을 다녀 왔지요. 그때 실레마을 산자락에 새하얀 눈이 떡시루처럼 널려 있었지요. 샘의 시를 읽노라니... 그 정경이 눈앞에 떠오릅니다. 하얀눈이 침대가 되어 우리를 포근하게 해 주는 어제와 오늘이네요. 올 한 해는 더 아름다운 시로 저희를 기쁘고 즐겁게 해 주시겠지요. 건강하시고 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_*^~

포아풀 2010. 01. 07. 오전 12:46

虎虎虎...범띠해에는 虎虎 웃어야 한다는군요... 미오새님, 기발하신걸요. 그러신 줄은 알지만 갈수록 놀라움이... 보내드린 떡 맛있게 드셨어요? 호호...( 이 미안함이라니..) 미오새님 가시는 길도 탄탄대로이시기를 기원합니다.^^ 간사님, 그때를 기억하시는군요. 하긴 간사님이 그걸 잊으실 수 없으시지요. 벌써 몇 해 전이라니요. 네.. 열심히 쓸게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최인구 2010. 01. 09. 오전 10:36

겨울 봉곡마을에서는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국민학생 몇 놈들이 촘촘히 모여 앉아 삼치기를 하고 옆에 중학생 몇 놈들은 그나마 머리에 피가 말랐는지 섯다를 하고 앉았습니다. 삼치기를 한참 하다 보면 손바닥에 돈독이 올라 시퍼렇습니다. 오늘 삼백원을 잃은 옆집 상민이는 기가 푹 죽어서 쇠죽을 끊이러 갑니다. 이백원을 딴 나는 백원은 상민을 주고 백원은 내일 판돈으로 다시 주머니에 잘 넣어 둡니다. 나쁜 짓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골 겨울나기를 삼치기로 난 적이 있습니다. 포아풀님~! 저도 虎虎虎 하면서 웃고갑니다. 제가 범띠랍니다. 호호호

포아풀 2010. 01. 10. 오전 10:19

오, 인구님 범띠시군요. 본인의 해를 맞으셨으니 올 한해는 인구님이 주인공이시군요. 축하합니다! 삼치기라... 연상하니 웃음이... 그래도 친구에게 반을 나눠줬으니 사나이 중의 사나이시군요. 어릴적 심성이 어른으로 이어지니 지금의 인구님을 짐작케 합니다. 호호호... 오늘도 웃으세요, 인구님!

모모 2010. 02. 22. 오전 12:08

눈 녹는 산언덕마다 제일 먼저 꽃망울 터트리는 산수유 ㅡ그 점순이 가시내 보고 싶어 실레마을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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