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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굿

윤고방 2010. 02. 14. 오후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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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굿
  멀고 먼 하늘 끝에서
  조금씩
  더 크게
  울려오는 징소리 
 
  감추인 가슴
 
  뜨거운 안섶을 열어
  저렇듯 남김없이 쏟아내는
  하늘을 맞으면
  시린 발목을 헤쳐
  뒤꿈치께 매달린 힘줄고리를
  놓고 싶어라
 
  은빛 물고기떼
  물살 가르며
  솟아오르는 소리를
  낮은 귀로 들으며
  반들거리는 단추들을
  모조리 떼어 놓고
  달과 별이 벗어 놓은
  무중력의 자유 속으로
  자맥질하는
  내 작은 빙하
  산의 손짓이 닿은
  구름 한 자락 남겨 두고
  지평선이 떨어뜨린
  머언 먼 어둠 끝에서
  얼굴을 알 수 없는
  혼과 혼끼리 만나면
  한 톨의 홀씨도 남기지 않는
  나는 바람이라
 

댓글 4개

포아풀 2010. 02. 16. 오전 09:56

징소리, 물고기떼로 비유된 눈의 멋드러진 표현이네요. 눈 굿에 장단 한번 넣어볼까요? 모모님의 입성을 한영합니다.

모모 2010. 02. 16. 오후 06:10

포아풀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첫 댓글은 눈길에 첫 발자국인가요? 저는 망설여지고 조금 떨리고 그러던데, 그래서 더 감사. 포아풀의 은은한 향기 풍기는 포아풀의 시 여러 편 읽었습니다. 감동 먹었구요. 사색의 향기방에 이제사 늦게 들어왔는데 아늑한 분위기가 너무 좋고, 방이 아니라 넓은 집, 넓은 집이 아니라 시야가 훤히 뚫린 어느 높은 산 마루턱쯤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뵙겠습니다.

이정희 2010. 02. 17. 오후 07:10

좋은글 밑에서 잠시 머물다 감니다 ^^*~~

모모 2010. 02. 18. 오후 02:49

이정희님, 고맙습니다. 요즘 눈이 자주 오는 바람에 눈의 신선함, 고귀함이 잊혀지면 어쩌나 해서 눈 시 한 편 올려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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