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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이 보이는 길
정육점이 보이는 길
끝없이 팽창하고 있는 빙하기의 어디쯤에
덜미를 잡혀 있는 걸까
얼어붙은 근골과 수액 몇 사발을
철고리에 꿰어 들고
올질긴 힘줄을 퉁겨 발돋움해도
온기 있는 땅의 가슴에 닿을 수 없다
정육점 앞을 지나다 보면
사각의 유리벽 속에
구석구석 밖으로 통하는 길마다
틈새를 메운 성엣발과
살아 있는 살기(殺氣)로 형광은 붉게 타지만
참 신기하게도 편안히
정물(靜物)로 떠 있는 푸른 살덩이가 보이지
더 가까이 다가서 보면
깨어 있는 꿈과 잠든 몸뚱이 사이를
용케도 발 가누고 서 있는
우리들 이승의 별 하나도 보이지
꽃들의 낮은 비명을 딛고 열리는 아침
하늘에 아직은 별들이 살아 있고
옷깃을 스쳐 지나는 간빙기(間氷期)의 또 하룻날에
쉬쓸 듯 유리벽 성엣발 속에 뒤를 묻고
질긴 껍질의 씨를 뿌려야 하는데
누구나 생애에 꼭 한 번씩은
잊혀져 완전히 돌아눕기 위하여
미명(未明)의 대지에 뿌리는 흙 한 줌
가지고 떠나는 자들의
버리고 떠나는 자들의 어느 재 한 줌도
온전히 섞여 다시 불타서
무극(無極) 밖으로 덜미를 풀어 던질 수 있을까
댓글 3개
...버리고 떠나는 자들의 어느 재 한 줌도 온전히 섞여 다시 불타서 무극(無極) 밖으로 덜미를 풀어 던질 수 있을까// 좋은글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 귀한 글 감사드리며 문운을 빕니다
모모님의 글이 게시판을 한층 더 생기있게 만들어줍니다.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왕성한 횔동 기대하겠습니다.^^
박종영님, 포아풀님, 방문에 감사 드립니다. 감히 삶이란 무엇인가에 몰두하던 때 쓴 시입니다만, 지금 생각하면 많이 긴장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가끔 다른 글들도 올려 놓고 여러 귀한 벗들과 얘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비로소 향기 있는 세상에 오게 된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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