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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 피겠네

포아풀 2010. 06. 18. 오전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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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배는 늘 달이었다


금슬 얼매나 조으믄 조리 아를 잘 만드노


쬐그만 여자가 힘도 좋쟤, 동네사람들 입이 바쁘고


때꺼리며 매일 산더미로 쌓이는 빨래 어쩌냐고


걱정 얹었다


아이들 울타리로 든든히 세운 여자


걱정일랑 붙들어 매라는 듯 자랑스레 걸어갈 때


앞산 탱탱하게 물오른 밤나무


뜨거운 입술 마악 내밀고 있었다




나 세상에 어두워 저 홀로 꽃 피고 진다고


세월 이끄는 대로 와보니 조금은 헛헛하다고


가만 물가에 앉는데


물살 가르며 왁자하게 나들이 나온 가족들


고만고만한 밤톨의 아가들 거느린 어미 물새


부지런히 노를 젓는다


어미가 열어놓은 물길로 어린 물새들 연꼬리로 붙어가고


달짝지근한 젖물 연신 게워내는 애기똥풀


호기심으로 들여다본다


저만큼 서있는 산이 푸르게 술렁인다




곧 밤꽃 흐드러지겠다




댓글 13개

장진희 2010. 06. 18. 오후 12:52

밤

백성동 2010. 06. 19. 오전 01:15

굽이도는 길마다 밤꽃냄새 6月 생식의 계절 인가요? 자연과 사람은 징하게도 많이 닮았습니다.

허 균 2010. 06. 19. 오후 07:06

달, 밤나무,물가, 밤톨,물새들,애기똥풀, 그리고 산.... 이런 자연들을 호기심어린 감성을 자극시키며 인간들의 연속성을 묘하게 사투리 섞어가면서 엮여 내는 글 기술은 한 마디로, \"날 흐드러지게 했슈~\" 특히, \"달짝지근한 젖물 연신 게워내는\" 애기똥풀 이 거 어떤 건지 한번 찾아봐야 겠네요... 근데, '포아풀'님은 '애기똥풀'과 무슨 관계죠? 사촌쯤 ㅋㅋ

이상용 2010. 06. 19. 오후 07:39

좋은글의 여운에 머물다 갑니다~

포아풀 2010. 06. 21. 오전 09:46

자연과 사람은 정말 징하게 닮았지요. 징하게... 추운 날은 물새들도 아가들을 그리 많이 거느리지 않더군요. 그러나 봄 되고 날 좋아지면서 많게는 열 마리까지 데리고 다니는 걸 봤어요. 밤꽃과 생식의 계절... 6월도 벌써 하순을 향했습니다. 늘 좋은 날 되세요, 백선생님. \"날 흐드러지게 했슈~\"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허선생님, 감사합니다. 자연물만큼 시적소재로 좋은 것은 아마 없을 듯합니다. 애기똥풀... 참 정겹지요? 요새는 애기똥풀도 키가 커졌어요. 요즘 아가들이 조숙해서 그렇다고 농담을 했지만 물에 비친 노란 꽃은 화려한 꽃들에 비할 바가 아니더군요. 네.. 포아풀과 애기똥풀은 사촌 쯤... ㅋㅋ 이상용 시인님! 글과 음악 매번 고맙습니다. 좋은 시와 잘 쓴 시의 차이점... 그것이 무엇일지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한 주 새롭게 여세요.^^

최인구 2010. 06. 21. 오후 08:16

노련하다. 이 글을 읽고 그냥 든 생각입니다. \"어미가 열어놓은 물길로 어린 물새들 연꼬리로 붙어가고 \" 이 멘트에서는 애틋한 모정과 함께 왠지모를 희망이 보이기도 하고요 ㅋㅋ 안녕하세요? 포아풀 님~! 밤송이처럼 머리를 짧게 깎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묘사력~! 시나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매우 중요시 여기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같은 호수를 바라보아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상은 다 다르겠지요. 그런 면에서 포아풀 님의 관찰력과 표현력에 부러움이 앞서네요.. 저도 좀더 노련하게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어미가 열어놓은 물길로 어린 물새들 연꼬리로 붙어가고 \" 신사임당과 한석봉. 포아풀 님과 이등병 (그냥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아직 완전히 마음으로 번역이 되지 않았기에 두고두고 감상해 볼랍니다. 감사합니다.

포아풀 2010. 06. 22. 오전 10:18

오... 인구님의 머리모습을 상상해봐요. 정신이 퍼뜩 들 것 같은... 그렇죠? 인구님의 말씀은 상대를 즐겁게 해요. 그게 제가 아는 인구님의 첫째 매력입니다. 다음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 같고...글에 조예가 깊은... 평범한 글을 세워주셔서 부끄럽지만 기분은 좋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포아풀과 이등병... 근사하네요. ㅎㅎ 날이 맑네요. 오늘도 즐겁게 경쾌하게 보내세요, 인구님!

윤고방 2010. 06. 23. 오후 11:46

향기방엘 며칠 안 들렀더니 어느 새 유월 밤꽃 향기로 가득하군요. 오늘 오후 일이 있어 양평 갔다 오는 길에서 흐늘흐늘한 밤꽃 향기에 취해서 하마터면 운전대를 놓칠 뻔...... 마주 오는 여 운전자는 얼굴이 빨개져서 자동차가 술 취한 듯하더라구요. 무르익다 못해 녹익어 가는 포아풀님의 시정에 눈짓, 손짓, 박수? 과연 무얼 포장해서 보내야 할지 목하 심각히 고민 중......

박성실 2010. 06. 24. 오전 10:22

포아풀님의 시를 읽는 것도 흐믓한 일이지만 댓글의 대화도 참 재미있습니다. 제가 미처 느끼지 못한 것들을 사람들은 보고 듣고 느끼네요. 계속 올려주세요. 슬슬 와서 염탐하듯 보고 마음 좀 채워 볼랍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산을 올려다 보면 산은 겨울내 한껏 내뺏던 걸음 우거진 풀잎 앞세워 성큼 다가와 있습디다. 그럴 때마다 계절이 흐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담장너머 아낙도 물가의 아기새도 밤꽃도 아기똥풀도 그 시절을 지나온 이의 회한이 담겨있는 것 같은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포아풀님의 시향은 항상 세월이 지나가는 구나인 것을요

박종영 2010. 06. 24. 오후 04:26

//앞산 탱탱하게 물오른 밤나무 뜨거운 입술 마악 내밀고 있었다 // 쑥고물처럼 몽글몽글한 밤꽃을 보면 워낙 탐스러워 먹고 싶지만 그 향기는 매시꺼운 맛을 느끼게 하지요 ㅎㅎㅎ 고운시 감사드리며 더운 여름 건강하심을 빕니다. 문운하십시오

포아풀 2010. 06. 24. 오후 10:35

윤고방 선생님, 오셨네요. 밤꽃이 범인인군요, 운전을 흐려놓은 게... 이왕이면 눈짓, 손짓, 박수 다 보내주세요. 잘하라고, 더 잘하라고... 욕심이 많지요? 더위에 몸 건강하세요.^^ 성실님, 님의 글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답니다. 재치와 재미와 의미가 있는 글... 자주 올려 주실거죠? 아가 놓고 출근하느라 마음은 안쓰럽지만 퇴근해 다시 보면 행복으로 가득할 것 같아요. 몸은 피곤해도요.. 건강하시고요, 아가도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빌겠습니다.^^ 박종영 시인님도 다녀가셨네요. 영광입니다. 늘 곱고 섬세한 글에서 머물곤 하지요. 밤꽃에 대한 시도 참 많지만, 저도 어쩔 수 없이 거쳐 갔네요. 시인님께도 문운을... 고맙습니다.^^

박은정 2010. 07. 14. 오후 02:22

포아풀님^^* 어느덧 여름이 7월도 중순으로 가고 있는데... 이제서야 샘의 글을 접하게 되었네여. 삶이 뭐가 그리도 바쁘고 분주한지요. 제46회 '박재삼시인과 사천' 문학기행을 지난주 툐요일에 다녀 오면서 자연속에 속살을 내 보이며 밤꽃의 하얀 자태를 잘 보고 향기도 맡았는데... 어쩜 그리도 밤꽃에 대해 잘 묘사해 주셨는지... 댓글 올린것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가져 보네요. 포아풀님과 이등병...생각만 해도 눈물이 살짝 맺히는 걸요. 이제 제 자리로 돌아와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며 늘 아쉽지만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 함을 진하게 느끼는 날이랍니다. 더위가 다 가기 전에 고운얼굴 보여 주셔요^^**^^

포아풀 2010. 07. 15. 오전 12:41

예쁜 간사님, 다녀가셨군요. 오랜만이지요? 더위에 잘 지내시는지요. 많이 바쁘시지요. 문학기행 준비하랴 다녀오랴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달은 백두산에 가시네요. 저는 마음만 따라가보렵니다. 시인님도 따님도 잘 지내시리라는 믿음으로... 저는 지난 달 아들 면회 다녀왔어요. 군기가 팍팍 들었던걸요. 잠들기 전까지 늘 녀석을 생각합니다. 매일 사진을 보며 인사도 나누고요. 부모님도 우리들에게 그리 하셨겠지요? 그러나 군인은 군인.... 기다림 밖에는... 네... 뵈러 가야지요. 건강하시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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