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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 발동하던 날
박종영 2010. 07. 31. 오후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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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 2010. 07. 31. 오후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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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가 발동하던 날 -박종영- 내가 앉을 자리가 없다 양지쪽 벽에 기대어 보려고 슬그머니 궁둥이를 대니 묵직한 돌담이 일어서며 밀어낸다 하물며 같이 간 똥개도 편안하게 앉아 초봄 햇빛을 즐기는데 인간으로 태어나 이렇듯 푸대접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갖가지 색칠을 해놓은 의자가 다정하게 웃으면서 앉으라 권하지만 한번 앉아보는데 거금 십만 원 내고 겨우 30분을 앉아보는 의자라니 돈 주고 벼슬을 사면 샀지 그 노릇 분통이 터지고 오기가 발동해서 의자를 걷어찼겠다, 아니나 다를까 꽝! 소리가 나면서 정신이 혼미하다 그때야 몸을 추스르고 보니 구멍 난 양말 엄지발가락에서 소소하게 내 실패의 삶이 붉은 피로 흐르고 있었다 그 피야말로 아주 가엽게 펼쳐지는 무능과 타락의 그림 이야기, 닦고 또 닦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아까운 피, 그 붉은 피 속에는 졸부 며느리가 즐거운 상상으로 태평양 건너가 양키 국적 가지려고 아들 낳고 오는 서글픈 이야기도 섞여 흐르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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