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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가 좋아, 거짓말 』
『 이대로가 좋아, 거짓말 』
-유 민 자 -
우리는 자연에 반하고 사람에 반해간다.
같은 색깔을 지닌 사람그림자가 산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다. 깃털구름이 하늘에 한 아름이다.
산거리에서 만난 수세미와 조랑 박은 그 구름 위에 오르려는 듯 뻗어있다. 내 눈길도 그 구름 따라 하늘에 머무른다. 수세미까지 하늘에 걸린, 가을 산이 좋아진다.
우수라는 언어가 드리운 하늘빛이 사랑스럽다. 그 산은 시원한 소나기가 퍼붓고 지나간 행복한 얼굴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양 팔로 품은 검단산을 오른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살곰거리는 정을 들고, 산 끝으로 향한다. 백제의 승려 검단선사가 은거하며 도를 깨우쳤다는 검단산(黔丹山·657m).
왠지 나를 편안함으로 비스듬히 뉘운 채, 여유를 던져주는 산. 그 산은 연두빛을 따라 하늘빛으로 일어선다. 산 정상으로 가까워질수록, 검단선사(黔丹墠師) 의 혼령이 맴돈다. 선사가 걸었던 기억속의 먼 시간들이 산그림자 따라 흐른다.
조상 결이 산행으로 헉헉대며 오르는 내 숨결 속으로 들어온다. 나는 오랜만의 산행으로 숨찬 나를 발바닥에 바퀴를 달고 오른다. 공기청정지대인 그 자리에서 노니는 향긋한 산내음, 맑은 정신을 주는 피톤치드로 우리네 꿈을 에워산다.
수필을 위한 에스프리, 도토리
산 중턱이다. 잠시 물흐는 자리를 찾아 앉아, 쵸코렛ㆍ 사탕ㆍ 오이ㆍ쑥 떡ㆍ사과ㆍ 과자, 끝없이 서로의 가방을 열고 내어 놓는다. 산행의 맛에는 먹거리가 한참이다. 쵸코렛ㆍ 사탕ㆍ 오이ㆍ쑥 떡ㆍ사과ㆍ 과자, 끝없이 서로의 가방을 열고 내어 놓는다. 쓴 것도 꿀맛처럼 느껴질, 지금이다.
냠냠거리는 수다가 늘어간다. 쉬어가는 바위에서 그 수다가 단 맛이다. 온통 달달하다. 잠시, 글 벗은 서로 다른 생각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 어떤 메아리가 우리네 가슴집으로 불쑥 들어 서는 듯하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 참 좋아'
사색이라는 이름으로, 내 세상이다. 내 곁을 맴돌던 우울 하나가 메아리치며 윙윙댄다. 산공기에 취하여 이야기 꽃에 취하여 웃음꽃으로 산새를 탄다.
'산을 타고 흐르는 물이 되고파, 돌틈에 끼어 피어난 미소 꽃이 되고파, 이름없는 들꽃자리 차지 하고파'
사색이라는 단어로 단정한 내가 되어, 들꽃들을 매만지고 나뭇가지 끝을 지나 하늘로 오른다. 표어하나가 또 하늘에 걸렸다. 높다란 두 나뭇가지를 끼고, 다람쥐 일동이 쓴 표어가 매달렸다.
\"도토리 주워가지 마세요. 우리 배고파요.\"
'나도 배고파요.'
산에 오르는 누구는 얼굴이 생기를 잃고 ‘배가 고파요’ 외치며 얼굴이 얇아졌다. 더 이상 앞으로 위를 향해 오를 수가 없어요. 안돼요. 산을 타고 오르며 내리며 도토리묵 한 접시에 시원한 막걸리 먹고 싶은데, 다람쥐가 도토리를 가져가지 말라고 해요. 내가 산사랑 대표되어 색다른 표어하나 내걸어요.
'제발 조금씩 생태 보존 량을 남기고 도토리 가져가세요. 묵 아저씨 묵 아줌마!'
‘도토리 가루도 외국산을 사야하나?’
나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싹쓸이를 하면 이런 표어까지 산 끝 하늘에 달렸을까, 생각한다. 외국산의 좋아 노래를 불러대던 어제의 우리가, 변해간다. 외국상흔에 놀아나던 우리가 달라져 간다.
그들이 국산을 룰루랄라 외친다, 우리생선, 우리나물, 우리 삼베 옷! 어른들은 한국산 먹거리에는 두 눈에 쌍불을 켜고 붉게 물들어 '무조건 좋다'고 한 곡조 뽑고난 후에, 아이처럼 울긋불긋한 실로폰을 들고와 딩동댕 한 바탕 쳐대며 환호한다.
\"한국산, 야~호!\", 산끝의 산고요씨가 우리를 불러세워 말을 건다.
이제서야, 외국 것들이 싫은가요?......
수필을 위한 에스프리, 등골나무
‘외국 것은 모두 다 싫어요’
중국의 먹거리 사태로 온 나라가 방방곡곡 생난리 난 적이 있다. 중국산 식품원료 및 식품의 멜라민 검출로 사랑 카스카드ㆍ 사랑 코코넛 과자들이 압류사태가 사람들의 마음으로 산사태되어 아우성인 적이 있다.
산을 오르다 눈에 띄는 외래종으로 보이는 등골나무에 다가가서 풀 뽑기를 한다. 비가 와서 잔뿌리가 땅에 닿기만 해도 강한 생명력으로 자라는 등골나무. 나는 나뭇 대를 단단히 쥐고 뿌리 채로 몽땅 뽑아, 그 뿌리가 하늘을 보게 만든다.
등골나무는 양지 바른 그늘 자리에 예쁜 척, 잘난 척, 검단산 자락이 원 주인 인척 피어나는 외지에서 날아들어 강한 번식력으로 온 산으로 파고든다. 옆으로 다가서면 잎맥이 깻잎을 닮아 어린 잎을 골라내어, 참기름을 듬뿍 넣고 깻잎나물을 무치고 싶다. 잠시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식물학자는 예상한다. 외래종인 등골나무가 강한 번식의 알까기로 토박이 들꽃을 밀쳐내고 이 산 저산에서 환히 웃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은, 무리지어 하얗게 핀 등골 나무가 순결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린 순이 고소한 들깨 향을 품을 듯이
얌전히 앉아있어 풀 뽑기가 싫어지기까지 한다.
'그 꽃 산주인에게 전세 계약했나? 건방진 꽃이다. '
원주인을 밀치고 핀 독성이 있는 꽃이다. 여린 잎을 따서 나물 해 먹으면 안 된다. 몸에 해롭다. 등골나무는 얄미운 미운오리 새끼를 닮았다. 가끔은 부모는 아이에게 사랑이라는 고운 이름으로 아이가 절대 필요하지 않은 사랑몰이를 한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입으로 뱉던지 마음으로 외는, 저질스런 말이다.
아이야, 너는 내 등골 빼 먹니? 힘겨워 죽겠어. 거짓이다. 이 말은 참이 아니다. 내가 자진해서 내 등골까지 내어 줄 수 있는, 순결한 자식사랑으로 내뱉는 미운 말이다. 무조건적인 부모사랑이 등골나무 이름을 닮았다. 망나니짓을 해도 내 등골을 빼어먹을 듯 행동을 해도 무조건적인 사랑, 부모사랑을 닮아 있다. 하지만, 효용가치가 없는 무자격인 외래종은 싫다.
그림자사랑, 우리들의 뒷모습인 그림자까지 아름다운 토종 자연 사랑이다. '등골나무 풀 뽑기를 한 것은 산자락을 향한 효행인가?' 나는 소리없이 웃는다.
지금 그대로가 좋아, 거짓말
미소는 내가 나에게 주는 행복한 씨앗이다. 행복은 또 다른 아련한 그리움을 부른다. 그리움은 사람을 부르고 ‘기억속의 역사’까지도 만나게 한다. 역사속에서 내려앉은 검단선사(黔丹墠師)가 현세의 산을 흔드는 듯하다. 그 어떤 그림자가 내 그림자를 포갠다. 검단산 약수터에 행복한 내 마음을 담근다.
약수 한 잔을 벌컥대며 시원스레 마신다. 백제시대에 살았다던 검단선사의 정령이 샘물 따라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조상의 숨소리 하나에 숨이 찼던 내 숨결이 보호를 받는 듯 편하다. 나는 조상그늘아래 산그늘아래 나무그늘 아래 선다. 앉는다. 우리를 하나로 아우르는 산이다.
'산이 좋아 함께하는 우리가 좋아, 자연 그림자가 좋아. '
꿀벌이 꽃에게 내려앉는 순간, “찰칵” 영상을 찍는다. 순간포착, 성공이다. 마음이 마음에게 말한다. 잠시 행복이 달려 나와, 방자하게 촐삭댄다. 내 주변을 돌며, 폴짝거린다.
‘너 지금, 순간 떨림으로 행복하지?'
'지금 , 이대로가 좋아.'
산 얼굴은 닮음 꼴이 많다. 웃는 우리들 선두로 하늘빛, 해바라기, 부추 꽃, 박 덩쿨 또 알 수 없는 들꽃행렬이 왜 그다지도 깨끗해 보이는지 한참을 생각한다. 검단산 거리에서 해바라기의 노란 얼굴빛에서 순수를 본다. 내가 해바라기 안으로 들어가 그의 씨받이가 되어 그의 숨소리를 듣고파 멍한 채 서성인다. 생강나무 앞에서 생각의 그늘을 만든다.
주렁거리며 열린 살아남은 박 하나 그리고 빨갛게 익어가면 우리네 입맛을 돋우어주는 초록 여주여! 소중한 시간속에서 고개를 땅에 떨구고 끝까지 익어라 , 겸손해야 익어가는 우리네 삶처럼 익어라. 자연은 우리와 닮았다. 우리가 너를 닮아간다. 우리가 너가 되었으면 해. 너를 가슴에 오래 품었으면 해 , 이렇게 자연과 속삭인다. 가슴결로 소통하는 자연이다.
커다란 박 하나가 에워 싼 잎사귀를 타고 두둥실 날아 하늘에 꽂혔다. 하늘나라 사람된 흥부 놀부가 그 박을 두 손을 맞잡고 톱질하여 열어 제껴서, 금은보화가 하늘에서 땅으로 흘러 내려온다. 세상사람들, 줍는다. 우리가 하늘에서 내려온 공짜인 '행운의 별' 하나씩 나누어 가지는 좋은 세상을 꿈꾼다.
내 노력 하나에 하늘의 행운 하나를 더해주는 세상. 각자의 욕심 하나를 지워가는세상, 꿈을 키운다. 나도 하늘에 걸린 전깃줄을 타고 오른 수세미 따라 ‘생각의 나무계단’을 따라, 졸망졸망 ‘생각의 줄타기’를 한다
‘지금 그대로가 좋아.'
'이대로가 좋아, 거짓말....'
우당탕거리는, 일상의 내가 보인다. 아픔이 있어야 희망을 만들고, 그 희망은 새로운 꿈조각을 내안으로 부른다.
‘지금 그대로가 좋아, 거짓말!’
궁!
시!
렁!
대!
는!
내가 또 다시 보인다. 변덕장이, 내 모습이다.
\" 이대로가 좋아....\"
노을진 내가, 노오란 해바라기 보고 절한다
내일의 해돋이 속에 내가 산다. 해바라기의 노란 웃음 짓을 사랑한다.
- 끝-
글과 영상/ 유민자드림
댓글 8개
고운 영상과 귀한 글에 머물다 갑니다 꿈은 아품을 견디어야 이루어 지고 희망은 인내하며 기다리는 자의 몫임을 알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유민자 작가님.
아픔이라는 이름은 내일의 해돋이속으로 말없이 사라집니다. 왜일까요?.... 혹, 꿈을 짓는 사람들의 고함소리에 놀라서 꽁지를 내린 채 도망이라는 치는 것일까요. 아마도 이렇게 건승을 빌어주시는 박종영시인님의 정겨움덕분에, 내일이라는 희망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문장마다 의미를 알아차릴려니 집중하게 되네요. 오늘 글에는 앞부분에 하늘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네요. 그것은 등산하는 동안 올려다본 하늘 때문일까요,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겠죠, 두번째는 등골 나무가 보이네요. 드디어 오르기를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그것이 인간사를 들여다 보는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사람이 보이네요. 산에 다녀온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다는 것을 그리고 자연과 마주한 인간이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의 교류는 때로 사람과의 교류보다 더 사람에게 사람다움이나 삶의 의미를 잘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도 정신 없는 퇴근길 말고 노을 속에 잠겨 보고 싶습니다.
문장마다 의미를 알아차리기 위해 집중한다는 성실님의 댓글을 읽는 순간, 아, 나도 그랬는데...공감을 합니다. 하늘을 배경으로 한 사진에 눈을 온통 주다가 글 하나하나가 모두 시적이라고 생각하다가 아ㅡ 작가님은 무슨 의미를 이글에 담으셨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너무 의미만을 고집했구나, 반성했답니다. 뒤숭숭한 하루가 지고 있네요. 글에서만큼은 모든 시름을 한방에 날려버릴 것 같아요, 수필가님... 등골나무가 외래종이군요.^^
제가요. 실실 웃어요. 이렇게 정신을 차려야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졸고의 글을 읽어주신 그 마음에 감흡하고 또 송구해서요. 그리고 다시 한번 빙그레 또 웃어요. 하늘을 보시고 등골나무를 보시고 촘촘히 읽어내려 가신 그 흔적에 놀라서요. 그저 사색의 향기 안에서 '소통하는 우리'가 된 듯, 박성실님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반가운 인사 포아폴님. 맞아요. 그저 이렇게 문장의 흐름이 왜돌어가요. 혹, 사진 한 컷으로 소통하는 수필은 아닌가요? ....늘 이렇게 부끄러운 글인걸요. ^^ 왠지 제 속엣말을 다 토해 내는 수필이 싫다고 외친적이 있지요. 시를 써 보라고 무수히 말씀해 주시던, 방송문예학과 교수님이 떠올려지는 오늘입니다. 문학. 시도 수필도 평론도 동화도 이도 저도 아닌 채, 못 갖춘 마디의 의미를 담아내는 허술한 자아가 보입니다.
하늘에 매달린 수세미.. 그 그림에 까무러쳐버려 글말을 살필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산중턱에서 쵸코렛ㆍ 사탕ㆍ 오이ㆍ쑥 떡ㆍ사과ㆍ 과자...다 먹어버리면 정상에 올라서 드셨을까..\" 무지하게 궁금합니다. ㅋ 잘 읽었습니다. ^^
부족한 수세미 하늘영상속으로 들어가서 까무라치셨다는 그 말씀에 제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 앗, 지금 제 글을 올려다보니 산중턱에서 두번 먹거리를 먹은양, 두번이나 같은 문장이 들어가는 오류를 범했네요. 송구합니다. 그 먹거리, 제멋대로 빚은 쑥떡은 정상에서도 먹었지요.^^ 고마운 정상근님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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