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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별
어느 이별
= 박성실
당신은 내가 불러 주던 ‘이웃집 소녀’의 선율 하나하나 풀어내려 애쓴다 하지만
나는 우리 함께 불렀던 ‘지금 이 순간부터’의 가락 속에 아직도 잠겨 있어요
당신은 나의 뒷그림자 걸리던 가로등 사라졌다 빈 하늘 올려다본다 하지만
나는 함께 걸었던 그 길 그대로다 태양과 바람 속에 그대를 느끼고 있어요
당신은 잊을까, 손 끝 더듬어 그려 넣었던 나의 얼굴 그려본다 하지만
나는 어쩌나, 눈을 감아도 떠도 당신 얼굴 사라지지 않는데
당신 나와 잡았던 손, 두 손 비벼 기억하려한다지만
나 우리들의 뜨거운 포옹, 들숨 날숨 숨결 속에 아직 따듯한데
당신 그립다 말하며 외롭다 하지만
나 어렵사리 한자 한자 입을 떼자면
당신은 내가 그립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당신 외롭다 하지만 나는 아직 당신과 행복하다고
당신 말끝마다 걸리던 나의 떨림
우리가 지내온 시간 우리 사이에 놓인 거리 흥건히 적셔
거스를 수 없는 저편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것을
심장을 꽁꽁 매고 허리를 구푸린 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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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사랑시가 쓰고 싶어 커서를 깜빡이며 써내리는데, 결국 내가 쓴다는 것이 이별시.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고 하지만, 사랑을 하면서 나는 왜 한 줄 써내려가지 못했을까, 그래 지난 순간들을 추억하며 겨우 써 내려간 나의 노트엔 인연이 엇갈리던 어느날, 어쩌면 이별이 만남보다 더 강렬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댓글 12개
저는 성실님의 글을 읽으며 컴퓨터를 앞에 놓고 앉은 모습을 더올려봐요. 그리고는 저리 쿨한 이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을까, 살짝 엿보는 재미... 재미라고 했지만, 그건 나에게 있을 법한 일이 다른 이에게도 비슷하게 있다는 공감이며, 그래서 안도하는 그런 느낌...? 성실님, 못하시는 게 뭐예요?
*성실님.. 유약한 감성에 의존하는 미오새에 비하면, 성실님은 아주 체계적인 사고를 하시는 것 같아요. 이별이라는 제목은 슬픔을 암시하고 있지만, 정작 글의 내용은 이별이 이미 체내에서 적응이 끝난 감정처럼, 담담한 어투로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작가의 체계적인 사고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역으로 오랜 시간 독자의 가슴에서 우려가며 음미해야할 시 같아요. 오랜 시간 우려 낼수록 더 깊은 맛이 느껴지는 사골곰국 같다고나 할까 ... 정인과의 이별이 아니라, 함께 보냈던 그 시간들이 멀어져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느낌도 들어요. 애틋한 기억이 남아있는, 그 시간과의 이별같은... 작가의 메세지에 근접하지 못하면 오독이라고 포아풀님이 말씀해 주셨는데, 번번히 오독의 위험을 무릎쓰고 댓글달기가 이제 두려워 오늘은 여기서 줄이렵니다. 밤이 깊었어요. 지원이와 신랑의 합주를 자장가 삼아 좋은 꿈으로 하루 마무리하시고...
사랑시 맞는데요?? 이별과 사랑이 둘이 아니니 이별 전에 사랑이 있었을 터 이별의 言과 行에 불구하고 사랑은 그대로 마음에 남아 있으니 이별시가 곧 사랑시 이지요. 이쁜 시 잘 읽었습니다 ^^
하하하 그런 색다른 재미를 느끼셨다니 기뻐요. 제가 그런 사람이었네요. 제 글에서 만큼은...^^ 내가 경험한 것 외에는 쓸 수 없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요. 지난 사랑을 떠올리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별의 순간이네요. 나는 언제 이별을 예감했을까, 우리는 언제 이별을 알았을까, 그건 바로 내가 당신이 그립다고 한 편지에 당신은 내가 그립지만 난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답장을 받았을 때였죠. 삶을 살아가면서 상대의 진심이 제가 무장하고 있는 번지르르한 말이나 논리를 무너뜨리는 그런 순간이 있는데, 저에게는 그 때가 그랬어요. 내가 회피하고 있었던 말, 그의 진심이 지금도 제 가슴을 흔듭니다. 못하는 것을 물으셨나요? 이건 자못 제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그런 의도시라면 무한 영광입니다. 지금도 사무실 상사의 부재에 이렇게 댓글을 쳐 놓고 있으니, 제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너무 많아서 다 치기는 힘들지만 사무실에서 마땅히 해야할 일? 하하, 최근 김연수씨가 엮어낸 책 에필로그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지난 8년간 매일같이 글을 썼다. 글을 더 잘쓰게 됐는지는 몰라도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됐다. 재능이 없다고 느낀다면 재능이 있다고 느낄 때까지 써라. 용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이것저것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잘 쓸 수 있겠죠. 헤헤
미오새님, 저는 미오새님의 시 앞에 있으면, 이 섬세한 미오새는 누구일까? 궁금해집니다. 저는요, 미오새님이 무슨 말씀을 하셔도 오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평론가가 아닌데요 뭐, 그리고 항상 제가 써 놓고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짚어주시는 걸요, 제가 요즘 좀 한가해서, 글을 자꾸 올리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계속 읽도록 강요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항상 부족한 저의 꾸준한 독자가 되어 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 감사할따름입니다. 근데 쓰다보니 띄어쓰기 어떻게 하는 건지 점점 더 모르겠어요. 이렇게 허술하고 섬세하지 못한 저와 의자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하자 하시니, 저는 미오새님의 글 앞에 항상 쉼을 얻는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써 놓고 아차! 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의 의미에 만남과 이별 설렘과 슬픔 모두 존재 하겠지요. 제가 의도했던 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사랑의 설렘이나 기쁨에 대해서 쓰고 싶었으나라고 썼어야 했는데....제가 그러네요. 암튼, 정상근님 제 시를 이쁜 시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제 시에 이쁜시라고 말해 주신 분은 처음입니다. 헤헤헤
성실 님~! 점심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저는 미역국을 먹었는데 아무래도 체한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체해서 머리가 띵하고 엄지가 뾰족한 고문에 시달려요.^^ 큰 맘 먹고 술을 당분간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성실 님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글을 씀에 있어 거치는 과정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이별 詩가 첫 번째 글이었습니다. (혼자 그리워하면서..) 한동안 이별, 사랑, 짝사랑 등등 이런 주제가 주를 이루었죠. 그러다 차츰 꽃이 예뻐 보이고, 갈대가 외로워 보이고 등등 자연을 주제로 삼다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사색적인 고민에 빠지고, 좀 더 미치면 정신병자에 가까운 짓도 하게 되더라구요. 정상근 님 말씀대로 이별 시는 사랑 시가 맞는 것 같아요. 밉게 사랑한 사람을 두고 절대 위와 같은 시는 나올 수 없을 거라 봅니다. 그리고 미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도 뭔가 이상하죠.. 다만 정나미 떨어져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성실 님 한글은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통달하기 힘든 학문인 것 같습니다. 원고지 천 장 쓰면서 띄어쓰기, 맞춤법 완벽하게 작성하는 작가 있으면 제 손이 된장입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배워갈 땐 학습에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요.. 오늘은 수다가 길었네요.. 기쁜 하루 되세요..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되는 것과 누구가 시를 사랑하면 사랑시를 쓰는것은 같은 이치일것 같습니다 아름답게 퍼지는 사랑시에 흘러간 청춘을 잡아당겨 봅니다 감사드리며 늘 좋은날 되십시오. 박성실님.
저런, 속앓이가 얼른 극복되시기 바래요. 몸이요, 변화를 원할 때 삶의 패턴을 바꿔주는 것, 중요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죠...^^ 그래도 뾰족한 고통에 시달리는 가련한 손가락을 위해서라도 힘내세요! 시를 쓰는 소재의 변화라, 그러네요. 제가 처음 썼던 기억나는 시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인가? 구름에 관한 것이었어요. 그리고는 그네라던가 나뭇잎이라던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들이 많았죠. 저는 나이 서른 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싶어졌네요. 사람이 변해 가는 그 소재가 달라지는 것은 삶의 영역이 달라지거나 관심사가 달라져서 일까요? 인구님, 띄어쓰기, 맞춤법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씀해 주셔서 위로가 됩니다. 계속 변화를 거듭하는 말의 속도를 제 글도 마음도 따라갈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한 주 행복하시고요, 볕 좋은 봄날의 대학로의 햇살을 다정하게 나눠가져요. 헤헤
잡아당겨진 청춘에 담겼을 그 사랑이 궁금해집니다. 시인님, 다녀가신 발걸음 감사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참 강렬하고 매력적입니다. 동시에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것이 시와 함께 가는 것인가봐요. 시인님도 좋은 날 되세요~
성실님의 글속엔 늘 제가 있는것 같네요.. 자주 올려주시는 글 행복하게 잘 보고 있으니 강요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마세용 지금보다 많이 올려주세요 ~~^^ 많은걸 공감하고 공부합니다..화이팅!!
하하 안개꽃님, 감사합니다. 저랑 정서가 비슷하신가봐요. 저도 안개꽃님 글에 가면 한참 머물고는 하는데^^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그건 제가 미오새님께 했던 넋두리 같은 것인데....암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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