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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임주현 2011. 07. 16. 오전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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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7시 50분 버스가 멈춰선다.

뒤뚱걸음으로 시장바구니를 들고오르는 할머니,
 등교시간에 늦었는지 헐레벌떡 뛰어오는 고등학생,
  한손에는 검정가방, 넥타이를 고쳐메며 버스에 오르는 회사원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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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여년의 세월이 버스에 오른다.


아침마을버스안
 스물 대여섯명의 사람사람
 따닥따닥 붙어, 숨-, 막히게 엉켜있다

  700년, 6132000시간은 족히 될 듯한 거대한 시간을 비로소,
숨가쁘게 시작되는 24시간이라는 하루안에 우겨넣기위해
 버스안의 사람들은 오늘도 700년전쟁을 치른다
 -24년의 마지막 시간까지 우겨넣고서야 '뿌'하고 전쟁나팔소리가 들린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은 비에 젖어 축축한 아스팔트따라 미끄러져가고
비로소 5분마다 100년의 시간씩을 덜어내어 버스는 점점 가벼워진다
아니 많이 덜어내고 다시 조금씩 채워넣기를 반복하며,
 버스는 들썩들썩 강약강강약장단의 춤을 춘다. 인생을 노래한다.


사람들은 알까?
 버스안에서 내쉬는 공기는 덥고도 찬 수백년의 시간이 뒤섞이는 사차원적 오차원적 공간의 재구성임을...



 

비가 '추적추적' 계속 내립니다.
사람들이 모두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다니니 참 재미없구만, 하던차...
늦은 오후 강남역, 거진 50분째 촌스럽게 홀로 비를 맞으며 3002번 버스를 기다리던 저에게
우산 함께 쓰자며 차례차례 다가온 젊은 여성과 중년의 노신사...
비를 뒤집어쓴 우산 아래에는 따뜻한 온정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여성분께는 거절했지만, 아저씨께서는 머리는 비 맞으면 안된다, 하시며 계속 제 옆에서 우산을 들고계시는 바람에...
제가 우산을 들기로하여 함께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향기가족 여러분! 저처럼 비맞고 다니시면 아니되옵니다. 작은 비에도 우산 꼭 쓰셔야해요~ 건강하세요^^

댓글 5개

별안개 2011. 07. 16. 오전 03:35

아, 그러셨어요. 추적거리는 비덕분에, 사람사이로 흐르는 온정을 보셨네요. 저도 바쁜 척 총총 걷지만 말고, 누군가의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버스에 오른, 시간들의 움직임이 신비롭네요, 임주현님. 그 시간의 오랜 움직임이 범상치 않아서 한참을 이자리에 맴맴 돌았어요. 저도 덩달아 그 시간과 춤을 추네요. 이왕이면 행복한 춤을 추려해요....

문희 2011. 07. 16. 오전 10:26

바쁜 도시생활, 쉽지 않은 우리의 삶, 그속에서도 끊임없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 배려.. 를 느낍니다. 비 좀 맞으면 어때요? 젊은 여성의 온정도 있고!!??

김정흠 2011. 07. 16. 오후 12:55

함께 우산 쓰자고 한 두 분이 모두 참 아름답습니다. *^^*

김문숙 2011. 07. 16. 오후 10:33

쓰자고 한 사람도 중요하고요 순수 마음을 받고 함께 쓰고서 감사하는 마음 둘다 모두 중요하지요 잘 하셨읍니다 문하그이 길을 회복하신 것도요 축하 드립니다 그렇게 우산 속으로 문학 속으로 오셔서 함께 걸어요 사랑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축복과 함께요

김현배 2011. 07. 17. 오전 03:34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간직한 버스는 참으로 다채로운 공간을 보여줍니다. 버스를 타는 행위는 마치 수년의 기억의 파편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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