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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9 작전개시

한민 2011. 08. 26. 오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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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는 종철의 전화를 끊고 친구 희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희경은 미화와 유일하게 선이 닿아있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칵테일바와 노래방을 운영하는 중이다.

미화가 희경에게 말한다.

\"잘 사나?\"

\"우짠 일이고 가시나, 하도 소식이 없어서 딸리 들어갔낰겠따.\"

\"무소식이 희소식 아이가.\"

\"지난 번 데리고왔던 중 늙은이랑은 잘 지내나?\" 

\"언제적 이야기고?\"

\"인자 석달이나 지났나? 소백산 간다고 대기 설레이가 있더만.\"

\"그 후로 너거 가게 안들맀더나?\"

\"댕기가긴 댕기갔는데 뭔말을 할끼라고 딸막딸막 해샅트만 마 가뿌데. 지난 번 니가 부탁한대로 처음 오는데라 해달락케서 짜다라 딴 생각이야 있건나. 와? 근데 돈 좀 있어 보이던데, 마 차고 앉아뿌지.\"

\"돌았나?  니같으믄 그라건나.\"

\"내가 그랄 이유가 뭐 있노, 여게 싱싱한 것들 천지삐까린데.\"

\"좋컸다. 부럽네.\"

\"그래도 사실 할 짓 아이다. 젊은 아들 유지하는 기 슆는지 아나. 돈질 쪼매만 섭섭하이 하믄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니가 뭐가 아쉬워서 돈질 해가믄서 연해질하노.\"

\"돈은 다시 벌믄 되지만 세월은 돈으로 살 수 있는기 아이다. 있을 때 즐기야지.\"

\"가시나, 뭐에 걸신들린나, 니 옹녀가?\"

\"니가 사랑을 알기나 하건나.\"

\"됐다 마, 일단 그건 그렇다치고, 니 요새 오피스텔 매일 쓰나?\"

\"와? 니 또 뭐 생긴네. 지난 번 소백산 가기 전에 열쇠한번 빌리가더만은.\"

\"니 열쇠 빌리주가 손해본 거 있나, 모텔비 정산해서 삼만원 줐제, 청소해 놨제.\"

\"그래도 인자 어림없다. 머스마 데꼬 와서 그 짓 할 줄 알았나.\"

\"내가 하긴 뭘해. 그냥 방구경 시키주고 술 잔뜩 미기가 곯아 떨어진 거 보고 있다가 새벽에 출근한닼해서 그냥 보냈구만은.\"

\"아무 짓도 안했다고?\"

\"그 영감탱이 힘이나 있것나, 그냥 옆에 누워있으이께 헤벌레 해 있다가 술이 많아서 대반에 드르렁드르렁하더만.\"

\"어데까지가 진짜고? 일단 됐고, 오피스텔은 더 이상 안된다. 다음 용건은? 내 바쁘다.\"

\"알것다, 가시나야. 하나 있다는 친구가 와 이리 매몰차노!\"

전화를 끊은 미화는 생각했다.

'그 사내는 분명 경찰이고 재수없게 구는데 꽤 매력있단 말야. 살짝 튕기는 것도 매력있고..... 그런 놈을 꼬실려면 저년 오피스텔 정도는 슬쩍 보여줘야되는데, 집은 위험하고, 어쩐다, 그냥 심심풀이로 만나보면 꽤 재밌을 것 같은데.'

미화는 통장의 계좌번호를 종철에게 보내고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 종철과 만날까 고민한다.


같은 시각 종철은 신종 돌려치기 설명을 막 끝내고 있는 중이다.


세 명의 사내는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완벽하다.\"

\"헹님, 존경합니더.\"

\"이건 뭐 수수료니 커미셔이니 없고 바로 이쪽 모가지 저쪽 모가지 빨아땡기믄 되네.\"

\"하지만 상대는 꽃뱀이야.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돼.\"

종철이 으름장을 놓는 순간 종철의 작은 폰이 울렸다.

문자가 왔다는 이모티콘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역시 헹님은 다르네 전화기가 이거 썼다가 저거 썼다가 하네, 우리 같으믄 헷갈리가 되도 안한다.\"

\"자석들이 별거 갖고 아부하네, 나중에 와 헹님은 똥 쪼그리 앉아서 싸네 직이네, 우리는 비데아이믄 엄두도 못내는데 할 놈들이다. 너거들이, 인자 이해했으면 서류부터 만들어라, 너거 대부업체 이율 최대로 적용시키고 담보는 그 가시나 집으로 하고 오늘 내가 직접 사인 받아온다. 그라믄 내일 송금하고, 두 번 송금하는데 한 번은 이백만원 한 번은 이억칠천, 이름 다르게 해가 보내는 거 명심하고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 가시나 집이 담보한도가 이억칠천이다. 질문있나?\"

\"가시나 제법 삼삼하던데 작업 끝나면 한번 빵 때리야지 예.\"

\"이라이 니가 삼류 대부업체 행동대장 밖에 못하는기라, 응징과 사업, 연애와 분탕질을 구별할 줄 알아야 진짜 사내다. 모름지기 사내란 조디끄티, 손끄티, 그리고 거시기 끄티, 요 삼끝을 조심해락켔다. 아무대나 들이대믄 언친다, 이 자석아 알겠나! 우쩄거나 빨리 움직이라. 가시나 계좌번호 보내왔으이 오늘 밤 술 한잔 할 명분 만들어가 한잔 하믄서 서류 사인받아내야 되이끼네, 둘 중에 누가 낫노, 쪼깨이라도 대가리가 더 돌아가노 말이다.\"

두 사내는 서로를 마주보면서 실실 웃는다. 

뽈락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연다.

\"헹님 야들 때문에 거사를 그르치는 거 아입미꺼?\"

한 사내가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린다.

\"거사는 무신 놈의 거사,\"

종철의 눈꼬리가 올라가자 다른 한 사내가 황급히 중간으로 가로막으며 말한다.

\"헹님 생각해보이 제가 쪼매 낫습미더, 이 자석은 이기 얼마나 큰 건순지 모르이 말입미더.\"

\"알겠다. 난중에 장소 문자 할테일끼네 니가 나온나 여섯시 쯤 잡을낀께 사우나 가서 말끔하이 하고 온나. 그라고 니는 빨리 서류 준비해가지고 내한테 들고 오고.\"

두 사내는 큰 소리로 \"네, 헹님.\"하고 대답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방에 남아 있는 뽈락과 종철은 잠시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뽈락이 입을 열었다.

\"헹님, 괜찬겠습니꺼.\"

\"아까 두 놈한테는 말안한기 있는데, 긴장이 풀릴까 봐, 자들은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손을 못 쓴다. 가들이 저거 죄를 제일 잘 알거덩, 설계사가 제법 한다는 놈인데 정도가 지나쳐서, 헹님은 지금 학교에서 이 사실을 알까봐 전전긍긍하시는기라, 가시나한테 넘어간기 시골집 한 채하고 현금 삼천만원 정돈데 형수님 돌아가시가 쪼깨이 적적해서 그나마 이해하지, 하이고, 저 꼬라지가 뭐꼬, 맨날 내한테 뭐라카고, 세상 똑바로 살아라케사믄서 귀에 따까리가 앉도록 씨부리다가 그렁그렁 눈물을 흘리시더라. 참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제, 헹님 눈을 제대로 보도 못했다 아이가 우리가 한창 날릴 때는 , 헹님은 무슨 보안관 비스므리하이 정의의 사도처럼  그리 했다카이. 이해되제.\"

\"잘 알지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예, 십년 전에 저도 비슷한 일 안 있었습니꺼.\"

\"마 됐다, 그 이야기는, 지금 니는 그기 전화위복이 되가지고 이리 안좋나. 그라고 여 얼마고,\"

\"헹님 칠만원이고예, 일단 칠만원 주이소.\"

\"탁송비 오늘 받은기 칠만원이다. 자 !\"

\"헹님이 안받으믄 안온닥케서 일단 받았습니다. 그라고 이건 제가 드리는 군자금인데 이번에 이거 안받으믄 헹님으로 안모십미더.\"

\"뭔 군자금\"

\"헹님 아무리 계획이 훌륭한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믄 뭔 소용인교. 거사가 성사되면 따블로 돌리주이소.\"

\"와! 이 자석이 칼만 안들었네.\"

\"대신에 일이 잘 못되믄 언제라도 오이소 저하고 소주한잔 하입시더. 십년 전 빚 좀 갚으입시더.\"

\"있어봐라, 전화온다.\"


미화는 밝은 목소리다.

\"선생님,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인사드리려구요.\"

\"뭘 인사씩이나, 그렇지않아도 친구 셋이서 대마도 간다고 나섰다가 한 놈이 갑자기 할아버지 상이 나서 가버리고 낮 술하고 뭘 하나 하던 참입니다.\"

뽈락의 입꼬리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졌다. 뽈락은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종철은 뽈락이 두고간 10만원권 수표 세장을 호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방문을 열어젖혔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빠져나온 종철은 마침 주차해 있는 택시를 타며 크게 외쳤다.

\"서라벌 호텔!\"

종철은 뽈락에게 문자를 넣었다.

'보기좋다. 그냥 나왔다. 좋은 소식 들려주마.' 



종철이 서라벌 호텔에 도착할무렵 그의 전화기가 진동하면서 문자가 왔다. 뽈락이다.

'충성!!! 목숨바쳐!!!!'


피식 웃는 종철이 서라벌 호텔 사우나로 들어갔다.

댓글 2개

별안개 2011. 08. 27. 오전 09:20

\"뽈락\" 이라는 이름(아호)가 재미나요. 낚삿대를 타고 지치지 않고 입질해 댄다는 뽈락낚시.... 미화가 꽃뱀이었나요? 피식거리는 종철의 모습이 선하게 떠올려집니다.^^ .

김문숙 2011. 08. 27. 오전 10:25

미화도 종철도 이 소설에서 이름이 갖는 이미지가 아주 또렷한 것 같습니다 어둠과 어둠, 속임과 속임 사람은 스스로 강인하다 얼마나 자찬하고 사는 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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