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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들의 도시에서

김문숙 2011. 09. 29. 오전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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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들의 도시에서   


   한은총 김문숙


아주아주 모처럼 별러

황금들판을 건너 먼길을 돌아와

지고는 못살아 

통통 튀어 오르는 젊은 부부

어쩌다, 거의 끝나가는

테레비젼 연속극을 보면서 

화성에 푹 잠겨 있었던 나를    

아무도 본 이가 없을 겐데    

그동안 지구에는

금빛 가을 해가 완전 져 버렸지


드믄드믄 하얀 천이 보였던 

외할머니 모으셨던  까만 비단 사각 조각상보처럼

어둠 건너 펀 아파트 

네모진  몇 몇  불 밝은 서툰 창,  그 안에

어쩌면 너와 같은 이  있을 수도 있을까      


엊그제도, 중요한 일로 지방에 사흘

내 집 현관을 들어서며

목성에서 돌아온 듯  감회 핑 도는 건

감히 맘 가난한 나만 그런거냐?  


블로흐의 곡 기도와

파가니니의 모세는  

바이얼린과 첼로를 양 팔에 부여 안고

가슴 밑바닥에 깔려 있던

너희의 모든 기도들을 내게 전해 주고  

내 한숨까지 아름다운 선율로 엮어 주누나   


무심코 열어 본 핸 폰에서는

지구 한  켠에서 네가  내게 손짓했던 

너 댓개 문자

호호하하 너의 행복한 웃음이

토카타와 푸가 파이프 연주 처럼

내 귀에 슝슝슝  떠 올라

나는 또 금성의 너를 기억해  내고


금성과 토성으로 한 눈을 파는 사이

지구는 슬몃  자정을 넘겨버려

너 또한 너무 늦은

내 아름다운 답글을 읽지 못한 채로

네 사랑에 안기워

단꿈을 꿀 이 시간


우리는 모두

제 집 현관문만 열어도

두 눈 마주칠 가까운 곳에 살면서   

거의거의는  조건적

접선이 금지된  지구에 사는 외계인들 아니냐


잘 자 편안하게

그래도 네게 보낸 이 한 마디 인사 만큼은

네 사는 날 동안

언제든 네가 웃으며 가장 쉽게 기억할

참 감미로운  한 밤의  세레나데 였으면 해





리처드 용재 오닐 의  바이얼린 연주-파기니니   바이얼린 곡  로시니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댓글 2개

별안개 2011. 09. 29. 오전 10:17

가을에게 보내는 감미로운 세레나데인 듯, 달달한 꿈결맛에 흥건히 젖십니다. 어느결에 \"한 눈을 파는 사이\" 단꿈에 취하여 가을멀미로 사랑멀미로 인생멀미로 이어지는 순간을 맞이해요. 감미로움에 취하여, 싯귀에 취하여 \"행복한 웃음\"을 마음으로 그리다가 가요. 울 멋진 선배님!

김현배 2011. 09. 29. 오후 01:51

한 곳에 살지만 다른 공간으로 나뉘어 사는 우리, 도시의 깊은 구석에 있는 우리는, 가까워도 멀구나, 그래도 어디서나 듣는 삶이라는 음악으로 우리는 저 깊은 곳에서부터 연결되어 있네. 너를 사랑하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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