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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 할매꽃

포아풀 2011. 10. 11.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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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  할매꽃


 

꼬부랑 신도들 가득 모신 봉고차

아코디언 주름으로 접힌 허리 쭈욱 펴고

하나 두울 세엣!

술빵처럼 부풀어서 고개 올라가요


워매, 워매,

겁먹은 시늉이어도

힘 꽤나 쓰는 이들 더운 숨 뱉는 고갯길

언제 이런 호강 해보남,

신바람이 나요


다왔습니다, 내리세요,

노련한 곡예사가 애마를 몰아 

산을 내려가고 마지막,

할머니들 이제 숨 깔딱깔딱 나무계단 올라요

 

워-매 부처님,

용을 쓰는 소리에 산이 목젖 내보이며 웃고

                        하안거 거둔 목탁소리 부지런히 손 잡아 올리는

백중

 

청량산 하얀 들꽃으로 핀 할머니들

여전히 안녕들하신지

                        

                        언제 이런 호강 해보남,

 

청량한 볕에 할매꽃 웃음 고와요




 

댓글 18개

박종영 2011. 10. 11. 오후 01:59

풀빵처럼 부풀어서 고개 오르는 우리들의 어머니, 그 노련한 세월에서 눈물나게 고운 詩, 감사합니다. 포아풀 최시인님,

김현배 2011. 10. 11. 오후 05:02

경쾌하게 산을 올라가는 봉고차와, 불심으로 계단을 오르는 분들, 모두가 위로만 가며 호강에 감사하다함은, 하늘이 내린 오래된 은총일까?

미오새 2011. 10. 11. 오후 11:10

*포아풀님.. 풋풋한 향기를 풍기던 시절도 있었으련만, 이제 할매꽃으로 피어 세상을 바라보는 소회는 어떠할까요? 계단을 오르는 가쁜 숨소리가 귀에 들리고, 세상욕심 내려놓은 천진한 할매꽃의 웃음도 보이네요. 여름 지나고 가을들어 처음 뵙는 포아풀님 앞에서, 술빵처럼 마냥 부풀어 오르는 미오새의 마음입니다.

미오새 2011. 10. 11. 오후 11:14

** 포아풀님.. 천년전 님의 영혼은 신의 생각이였을지 몰라요. 사람의 심성을 순화시키는 시를 짓는 걸 보면. 댓글이 두개여서 의아해 하지는 않으셨는지요. 미운사람 떡하나 더 주는, 그런 것 아닙니다. 마트에 가면, 원플라스 원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처럼, 마음으로 마음을 사고 싶어서 댓글을 하나 더 준비하였답니다.

박성실 2011. 10. 12. 오후 04:31

풀님, 고 운 시 감사하와요. ' 청량한 빛에 할매꽃 웃음 고와요.' 이 문장에 모든 것이 포함된 듯 해요. 이렇게 청량하다라는 말이 다가오다니, 표현하기에 저의 표현력이 부족하네요. (흐흐 그래도 몇 자 적을 거지만...) 청량한 빛은 공간이고, 할매꽃의 웃음은 시간이네요. 조금전에 영어 단어 외웠는데, 'resonate' (소리)공명을 일으키다. 반향을 일으키다 라는 뜻이라죠. 사람에게 공명이라는 것은 공간적인 의미예요. 그리고 그것의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 반향을 일으키는 것이죠. 오랜만에 만난 포아풀님의 시는 저에게 resonate 하네요. 단편적인 단어가 보여주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의 울림이 저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켜 제 마음을 청량한 빛에 쪼이게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코디어같은 허리를 펴고 뜨겁게 쉬어진 삶의 기운을 받은 산이 웃는 것, 그것은 시간을 의미하네요. 할매꽃의 웃음 그래서 나온것일테죠. 저는 포아풀님이 내 보이시는 시공간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해요.

포아풀 2011. 10. 12. 오후 06:25

고맙습니다, 시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포아풀 2011. 10. 12. 오후 06:26

글마다 댓글 주시는라 얼마나 힘드신지요. 감사합니다. 저쪽 포토스토리에서도 사진과 글 잘 보고 있습니다.

포아풀 2011. 10. 12. 오후 06:29

원플러스 원... 와, 좋네요, 미오새님. 보너스 받는 기분입니다. 한철을 넘기고 왔네요. 그래서 더욱 반갑습니다. 댓글 더 달고 싶어도 지금 눈이 마구 내려옵니다. 저녁시간인데도요. 고맙습니다, 항상...미오새님!

포아풀 2011. 10. 12. 오후 06:32

향기메일의 성실님 댓글보고 참 오래되었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쁘지는 못하지만 시 하나 올려봤어요. 그냥 조촐한 시에 과분한 평을 주시니... 참 기분 괜찮네요. 성실님은 마술사랍니다. 기분을 밝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세요. 감사해요. 지원이는 얼마나 자랐을까요?

포아풀 2011. 10. 12. 오후 06:34

네, 마지막 글에 저도 술빵처럼 기분이 부풉니다. 미오새님도 자주 못오신 듯 한걸요.

김현배 2011. 10. 12. 오후 10:27

댓글 달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포아풀님. 소통의 창을 버릴 수 없지요. 좋은 글 속에 빠져들어 즐겁습니다.

별안개 2011. 10. 14. 오후 07:42

할매꽃이 빙그르르 도는 바람개비를 닮아서, 그냥 웃었어요. 어쩜 이리도 할매가 내가 되어, 표현해 내실 수 있을런지요? \"여전히 안녕하신지\"요. 여전히 고우신 분, 포아폴님이 참으로 그리운걸요. 왠지. 발자국이 청량사로 내달려요. 들꽃을 닮으신 할매 뵈러요. 마음고향으로......^^

포아풀 2011. 10. 16. 오전 09:48

그마음 고맙습니다^^

포아풀 2011. 10. 16. 오전 09:49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별안개님! 네, 여전히 잘 지내는데 수필가님도 안녕하시지요? 언제 뵈어야 하는데...^^

김문숙 2011. 10. 16. 오전 10:35

ㅎㅎ어머님들 할머님들의 표정이 참 --참 ㅎ 사진처럼 보이는 행복을 즐겁게 보고 갑니다

포아풀 2011. 10. 18. 오전 11:06

네, 시인님, 고맙습니다. 웃으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백 2011. 10. 19. 오전 06:47

포아풀님! 반갑습니다. 청량한 가을에 청량사 할미꽃도 뵈었구요. 오랫만에 포아풀님의 시를 만나니 오랜 지기를 본듯합니다. 항상 건필하시고 행복하십시오.

포아풀 2011. 10. 19. 오후 10:00

네..오랜만에 왔습니다. 지기라는 말이 정겹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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