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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앓는 계절

미오새 2011. 10. 23.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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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으로 앓는 계절

     산 너머 그리움 있는지
     먼 산 바라보다가
    
키다리아저씨가 되어버린 억새.
    
햇살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하고
    
씽긋, 웃어버린 석류.
    
귀밑머리 희끗한 세월에도,
     첫 키쓰의 희열이 남아있는 입술로
    
단감 한 입 베여 문 저 여인마저도 
    
가을빛을 닮아가는데...
    
어쩌란 말이냐, 이 흔들리는 마음을.

     먹잇감을 노리는 표범처럼
    
오동잎에 살포시 내려 앉아
    
발톱을 세운 가을에게,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초연한 표정 뒤에 감추어 보지만...
    
아 ! 가을은 절제된 정열.
    
그저, 마음으로 앓는 계절이여라.


   ** 후기 

     가을은,
    
키높이 구두를 신은 코스모스의 열병(閱兵)이 시작되고,
    
억새의 수줍은 고백에 노란 미소로 답례를 보내는 들국화.
    
투명한 햇살에 노을빛이 스며들면 길게 누운 그림자마저 처연해지고,
    
바람이 가는 길따라 짚시여인 발자국을 남기는 계절.

     실체도 분명치 않은 그리움에 허기진 탓인지,
     마음이 술을 찾아가는 길에 익숙해져가는 이 계절에
     
가을을 타는 흔적 하나 쯤은 남겨야 하겠기에...

댓글 10개

박종영 2011. 10. 24. 오후 01:08

가을빛 닮아가는 단감같은 여인,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열병에 누운 가을입니다. 억새나 단풍이나 모두 이 가을에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들입니다. 귀한시 감사히 읽고 갑니다. 미오새님. 건승하세요

별안개 2011. 10. 24. 오후 08:04

\"열병(閱兵)\"이라는 그 언어가 가슴에 대롱대롱 메어달리는 것은 계절탓인가요.... \"희끗한 세월 탓\" 인가요? 착한 척을 해도 아닌 척을 해도 왠지모르게 찰거머리 되어 달라 붙네요. \"실체도 분명치 않은 그리움에 허기진 탓 !\"... 그래도. 눈으로 들어오는 마음풍경이 그윽한, 시월인걸요. ^^

최인구 2011. 10. 25. 오후 05:50

미오새 님~! 시린 가을 하늘을 보며 시려오는 옆구리 통증을 이겨내는 또 한 명의 사내가 여기 있습니다. 한자 한자 정성을 담아 찾아 뵙고 싶은 욕심에 게으름을 좀 부렸습니다.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아쉬워 잠깐 얼굴만 비취고 가는 점 용서하소서..^^ 곧 제 정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미오새 2011. 10. 25. 오후 09:22

*박선생님.. 여자보다는 남자의 감정이 둔한 편이라는데, 왜 가을이 오면 유독 남자의 감성만 예민해지는 것 일까요? 시인님은 혹시 그 까닭을 알고 계신가요? 감사합니다.

미오새 2011. 10. 25. 오후 09:26

*별안개님.. 부대의 연병장에 줄지어 서있는 병사들을 사열하는 사령관처럼, 코스모스가 도열해있는 가을 들길을 걸어보세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도 올려다보세요. 미오새는 마음으로 별안개님의 시월을 그려볼께요. 희끗한 세월에도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별안개님의 열정, 열정, 열정! 감사합니다, 별안개님.

미오새 2011. 10. 25. 오후 09:35

*인구님.. 인구님 모습 그 동안 보이지 않아서 아마도 지금쯤 어느 무인도에서 둘만의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것 같은 상상을 했었는데, 인구님 옆구리 시리다는 소식에 그만 가을이 더 스산해지는 느낌입니다. 스산한 가을바람에 마음다치지 않으려면, 사색의 향기에 자주 오시는 것외에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체온이상으로 따뜻한 마음들이 서로 만나고 있는 곳이니까요. 반갑습니다, 인구님.

김현배 2011. 10. 26. 오전 12:07

멋있는 가을의 정취. 군사들은 줄을 지어 서서 일제히 경례를 올리네. 사람들은 마음속 풍요를 그냥 간직한채 언제나처럼 생활하지만, 그들 안의 그 마음은 이미 가을을 느끼며 가을과 대화하고 있구나! 낭만이 아닐까.

미오새 2011. 10. 27. 오전 11:22

*김선생님.. 안녕하세요. 청청한 가을하늘 지켜낼 기개로 피어있는 코스모스꽃들이 사람을 향해 경례를 올리는 모습을 군대식 용어로 바꾸면, \"받들어 꽃 !\"이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박성실 2011. 10. 27. 오후 05:20

코스모스, 허기진 허전함, 가을빛의 처연함 미오새님의 글을 읽어내리자니 마음 앓이가 절로 됩니다. 사실 제가 요즘 소설에 푹 빠져서 미오새님 다녀가신 것도 늦게야 알았네요. 가을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걸까요? 넋을 자꾸만 가져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힘듭니다.

미오새 2011. 10. 27. 오후 10:30

*성실님..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에 감정도 많이 무디어 졌지만, 가을풍경에 취한 흔적 하나 쯤은 남겨야 가을에 대한 예우일 것 같았지요. 가을바람 찬 바람에 울고가는 저 기러기...지원이와 마주 앉아 손을 마주잡고 \"쎄쎄쎄\" 놀이를 하면서 가을을 전해주세요. 만물이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모습이 실감있게 느껴지는 가을의 정기는 전하시되, 마음앓이까지는 전하지 마시고... 성실님.. 가끔 눈치껏 자리를 비워준다는 성실님의 상사님이 혹시 성실님 본인이 아니신지 ...?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되었는데도 한페이지의 책도 읽지 않고 있는 미오새가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성실님을 바라보면서 갖게 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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