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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시계

박종영 2011. 10. 30. 오후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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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꾸기시계

                    -박종영-

뻐꾸기시계의 바늘은 타율의 힘에 돌아가는 
물리적 행위다.
쉬지 않고 째깍거리며 돌아가는
타의적 노동으로 즐겁거나 슬픈 시간을 알린다.
그 굵고 짧은 시침과 초침의 톱니 안에 예속되어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눈총을 받으며
그 눈 흘김의 분별에서
호사스런 부정을 익히고,
혹독한 정의를 배우고,
시간의 무덤에 파고들어 연인들의 유희를 구경하고,
빛바랜 바람무늬를 속여가며 혼자 외로워 울다가
틈틈이 익혀온 시 한 편 노래하지 못한다.
멈추지 않는 시간의 극치를 안으며  
원형의 우주 안으로 숨어드는 세월의 광대,
너, 뻐꾸기시계여
그렇게 한 해를 모질게 삭히고 간들
어찌 빛나는 시간과의 투쟁을 멈추랴.



영상/해국/작은새 사진작가

댓글 4개

김현배 2011. 11. 03. 오후 09:02

물리적 대상에 내재된 고통 고독, 그속에서 나름 노력하는 자아, 빛나는 시간과의 투쟁은 나의 것이니, 그대들 방황하는 청춘들이여, 나를 따라, 빛이 되어보라, 빛으로서 시간과의 투쟁을 이어가 저 높은 곳의 태양으로 다시 태어나자. 태양과 같은 너른 덕으로 세상에 풍요를 전하자. 우리들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별안개 2011. 11. 04. 오후 09:17

<뻐꾸기 시계>에서 떠올려진, 시침과 초침에 박힌 사연들. 시어의 모습 하나 하나에 박힌 짙은 감성에 고개를 숙여요. 왠지, 박종영시인님의 문학세상이 너무도 부러워지는 오늘!

박종영 2011. 11. 07. 오후 01:48

아름다운 글롤 채워쭈신 작은글에 감사드립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김현배님.

박종영 2011. 11. 07. 오후 01:55

별안개 수필가님 안녕하세요 잠간 가을여행을 다녀와서 늦게 인사올립니다. 맑고 투명하게 깊어 가을애 과찬의 말씀 들으니 더욱 출렁거려는 물결 이랑이 고와집니다. 저역시 별안개님의\"라온하제\"를 읽으면서 언어의 마술에 걸려 혼돈입니다. 감사드리며 언제나 건강한 가을시간 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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