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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그늘에 묻힌 열정,

김시월 2011. 11. 11.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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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서로 본전에 이자까지 따지며
없는 살이라도 발라내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위해
수시로 간을 보고 또 어떤 식으로 요리해 먹을까
탐욕에 찬 제 잇속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친구도 몰라보고 저 자신도 모르게 양심마저 팔아먹는
스스로 썩은 도마 위에 올라 남은 기회를 저울질하며
지나고 나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당장의 편익을 좇아
소중한 미래의 가치 높은 영혼의 자산을 거래하는 날마다
삶과 죽음의 문턱 앞에 놓인 세월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가고
서로 간에 남는 것은 깊은 신뢰와 정뿐인 것을 알다가도 모르는
사람들 틈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울컥 치미는 짜증을 누르며
하 피곤함으로 힘겨운 현실 속에 하릴없이 졸린 마음,
꽤나 무성했던 생각의 뿌리를 잃은 듯
텅 빈 머릿속에 덩덩
흔들리는 의식의 나뭇가지들.
그 아래 그늘진 자리에서
문득 돌아보면,
포근한 햇살 타고 내려와
수줍은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 불 제
좋은 기억 속으로 아름답게만 보이던 날들은
어느새 건너간 맞은편 기나긴 시간의 언덕마루에서
무심코 아래로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시간의 한 가닥조차
결코 잃는 것을 허용치 않는데,
자꾸만 스르르
스르르 감겨 오는 눈에 힘을 주고 있기가
어려운 이곳에서 지금
꺼칠꺼칠한 피부에 슬 와 닿는 바람의 느낌은
참 쌀쌀맞기도 하여라.
한층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늦가을 앙상한 가로수 그늘 아래
겨우 모로 뜨고 기대어 앉은 나로 하여금
대체 왜 이럴까? 한참 알 수 없는 회한에 잠기게 한다.
늘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는 
한동안 고독의 서리 찬 슬픔이 몰아치는 날이면 
옷깃을 여미는 이내 그래서 더욱 따듯한 품이 그리워라
너무 그리워서라 뒤척이며 파고드는 낙엽 속으로
잔뜩 웅크린 몸뚱아리 이따금 돌아눕는 언제
또다시 젊은 허리 곧게 펴고 일어설지는
내사 모르겠다며 널브러진 그 모습은,
흡사 밤새 낭만의 거리를 꿈꾸며 돌아다니다
더 이상 갈 곳 몰라 헤매는 시간의 구석에
처박힌 한 마리 외로운 길고양이처럼.

댓글 3개

김문숙 2011. 11. 11. 오후 02:14

가을의 정서 현세의 피곤 반추의 세월

무꽃 2011. 11. 19. 오전 12:52

서리꽃 그늘에 묻힌 열정이 겨울을 지나는 보리의 의지가 되길 바랍니다.(冬麥)

김현배 2011. 11. 19. 오후 02:49

차가운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는 가을. 외로이 추구하던 올바른 길. 그러나, 그 길에 동무가 없으니, 외롭지 않은가? 그래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낭만고양이를 보며 다시한번 열정을 불태우네 저 먼곳의 사랑을 향해 걸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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