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도화지 속의 청춘,
하릴없이 거닐었다.
기나긴 시간의 비 하얗게 내리는
오늘도
정처없이 떠도는 그림자를 쫓아다니며
으르렁대는 순식간에 삼킬 기회를 엿보는
사방으로 에워싼 들개의 무리 같은 어둠 속에,
다만 연신 꼬리를 흔들며 까무러치게 반기는 것은
칠흑 같은 그 어둠의 끝자락에 숨은 실체가
거짓 없이 드러난 경우에 한해서라.
야생하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로잡을 만한 믿음에 의해서 길들여지니,
어언간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는 존재로
우뚝 선 그 무릎이 아무리 강건하다 할지라도
파란만장한 역사의 강변에 이리저리 부는 바람따라
눕고 일어서는 스스로 불안의 그림자를 떨쳐 버릴 수 없는
한평생 사람은 무엇으로 살고 또 살아야 하는지 그대는 아는가?
각자 삶에 대한 열정을
높게 사지 아니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할지라도
생애 끝에 성공을 두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꿈의 경주에 참여한 우리는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이지 단독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고이래로 천명을 무시하고
스스로 살아 영생에 이를 수 있는 인생은 없으며
오직 영원의 초대를 받아
미쁘다 여김을 받은 그 심중에 든 진리의 표상으로서
의의 바통 없이 달리는 자마다 두 번 죽으리니
사람이 한 번 죽지 어찌 두 번 죽으랴?
언제든지 거듭나야 알 것을 알 만한 자마다 되묻지 않기를 바라거니와
통일의 바통을 쥐고 달리는 시종일관 무수한 변화의 역사 선상에서
따로 또 같이 주고받는 세대 간의 격차를 두고 달리는 각 주자가
차례대로 바통을 넘기는 때에 맞이하는 한시적 죽음이 있고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 모든 죽음에 대한 판정이 따로 있으매
사람 같지 아니한 사람은 반드시 두 번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을
알 듯 말 듯 아득한 세월의 낱장에 찍힌 발자욱은
잠시 그리다 만 것 같은 그림이 되어
이내 흔들리는 시야에서 차츰 멀어지게 마련이고,
이윽고 까맣게 지워진 기억 속으로
또다시 하얀 비가 내리면
이미 지나간지 오래된 어느 날이 되어 버릴
오늘과 또 다른 오늘은
한동안 가슴이 아파 주저앉아 웅그린 그 자리에
피곤한 발목을 어루만지는 바람결에 가득히
결코 잊을 수 없는 세상의 향기로 물든
어느새 끝없이 펼쳐진 눈앞에 매우
투명한 시간의 도화지가 된다.
하여 기다림에 지쳐 쓰러진 믿음의 시선을 되잡아끄는
내일의 문 앞에서,
이제껏 그리다 만 그림을 다시금 그리게 하는 것은
그리면 그릴수록 지워짐이 안타까운 그림 속에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의 향기때문이리라.
하여 겨우 추스르고 일어선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송이 어여쁜 꽃으로 피어난 도화지 속의 새 한 마리,
이내 스스럼없이 올라탄 발등의 티끌을 떨어버리고
머나먼 추억으로 총총한 고향의 별을 좇아 날아간다 훠얼훨~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여기는 누구에게나
봄은 항상 다시 찾는 동시에 다가온다는 필연의 법칙을
해마다 이맘 때면 오히려 더욱 뜨거운 가슴 깊숙이
자연히 앎으로 의기찬 생각의 날개를 펴고......
댓글 1개
고생한 삶에서 보람이 있다면 내가 실천한 공간 그 공간의 그림이 언제나 옆에서 나를 응원해준다 길을 가다가 힘들 땐 그림을 보며 그림을 그리던 향기를 기억한다 어느새 바른 마음으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하나의 길, 감성을 쫓아가는 그리운 사람이 보인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