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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김씨 기도

김봉길 2012. 01. 02. 오전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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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김씨 기도  


어제 행복도

그리움도 무거워

스스스

몰래 무너지더니

 

내일 꿈도

아름다움도 무거워

아아아

홀로 쓰러지나니

 

무거워 무서운 

나를 버려두고

오늘도

당신께 들어가나니

 

 

* 시작메모                                                         

늦은 밤 영등포역 역사 안을 건넜다.

삼삼오오 웅크려 잠들려 하는 사람들.

 

행복이거나 그리움이거나 꿈이거나 아름다움이란

이제는 서로 비슷하게 보였다.

슬픔이든 아픔이든 눈물이든 또 웃음이든

그 또한 서로 비슷하게 보였다.

물론 그 모두 서로 비슷한 것만 보이는 세상은

나와 상관없이 저 마다 다르다며

나처럼 맨숭맨숭 고개를 세우고 돌아 다녔다.

 

영등포역 역사 안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

세상과 하루 싸움에 지친 사람들이다.

그들은 오늘도 고개 세울 일 없어

그들만의 당신께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


댓글 5개

인형김시월 2012. 01. 02. 오후 05:59

뭉클한 가슴속 생각의 기타를 꺼내 들고 문득 귓가에 스치듯 떠오르는 악상을 연주하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그런데 한 음도 치기 전에 벌써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나서 잠시간 돌아앉고 말았습니다. 후렴되는 본문과 연하여 참고로 노트된 내용 전체를 한 편의 시로 읽어도 무방한 듯 합니다.

김문숙 2012. 01. 03. 오전 10:58

이 시대엔 아픔을 읽을 줄 아는 사람,울어 줄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숨겨진 희망의 씨앗을 보고 그를 일으켜 줄 수 있는 사람도요. 호홉이 있는 자가 가져야 할 것이 있읍니다 호홉이 있는 자가 가진 것이 있읍니다 호홉이 있는 자가 망각하고 있는 것이 있지요. 감사히 잃었읍니다

김현배 2012. 01. 03. 오후 07:01

무거운 짐을 지다 쓰러진 사람들 모든 생의 의미를 잃고 희망없이 주저앉은 사람들 그들을 일깨워 걸어다니게 할 수 있을까? 소망하나 행복하나 심어주면 그들은 일어설 수 있을 텐데

김봉길 2012. 01. 04. 오전 10:25

위 시의 제목을 <노숙자 김씨 기도문 덧글>로 바꿉니다. 먼저 도움이 필요한 내 곁에 있는 분들을 돕는 마음이 많아지길 기원해 봅니다. 그런 마음이 퍼지고 퍼지면 노숙인 그 분들께도 손길이 닿겠지요.

별안개 2012. 01. 04. 오후 12:35

\"몰래 무너지고, 홀로 쓰러지고\" .... 왠지 무겁게 돌아가는 세상사, 희노애학이 빙그레 돌아가는 우리네 삶의 얼굴. 그래도 사랑하며 껴안아야 할 오늘 그리고 내일, \"하루싸움\"짓거리. 이왕이면 웅크림 보다는 어깨를 활짝 펴려해요.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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