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제비처럼, 2. 견고한 신념의 부리
인형김시월 2012. 01. 12. 오전 04:01
3051
인형김시월 2012. 01. 12. 오전 04:01
3051
어느 날 깨어 있는 의식의 찬바람을 느끼는 창가에
문득 떠오르는 유년 시절의 자유가 그리운 밤새
아득한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떠돌이별처럼
되우 삭막한 도시의 밤거리를 배회하며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추하게 벌거벗은 감성의 불빛만 반짝이는 시간의 모퉁이를 돌아서
기나긴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처럼 허무한 삶의 의의를 찾다가
비로소 무엇인가를 발견한 듯 기뻐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꿈이란 이렇다 희망이란 이런 것이다고 외칠 만한
눈앞에 보이는 실로 거대한 환상의 꼬리를 손에 움켜쥐고
미친 듯이 달리고 달리는 가슴 벅찬 순간순간이 아까운 날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마지막까지 오늘을 즐겁게 살다 가는 것이라고
그래 그렇긴 하지만, 그 또한
내일 죽어도 다시 살 소망의 건더기가 없으면
그저 진하게 우러난 의욕으로 넘쳐나는 신념의 뚝배기 속에
남은 시간의 국물을 다 들이켜고 난 후에는
정작 의에 주리고 목마른 가슴을 풍족히 채워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더 이상 아무 내용도 찾을 수 없는 인생에 불과할 뿐이라고,
죽어도 허전함을 대신할 수 있으리라는 그 어떤 꿈도 희망도
잠시 주어진 오늘을 마음껏 즐겁게 살아가는 날 동안
하염없이 들뜬 마음의 사치에 중독된 어느새
끊을 수 없는 자위의 수단일 뿐이라고
속삭이는 점점 막다른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과연 실제로 영원할 수 있다는 믿음의 확증이 없다면
안타깝지만 사실이 그렇지 않느냐고
나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무관심이 내게 가져다주는 것은
그럴수록 사무치는 그리움에 미어져라 슬픈 안팎으로
또 한 번의 깊은 실망과 회의로 얼룩진 눈물이
흔들리는 마음의 층을 이루며 굳어진
숱한 생각의 바위산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간 속에
안타까워 미쳐버릴 것 같은 오늘날,
잃어버린 자존심의 회복을 노리는
모든 이의 내면 깊숙이
지극히 투명한 빛깔의 다이아몬드처럼
변하지 아니하는 성질을 띤
존재의 본질로서
숨은 본심을 캐내고 가려내어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다만 마땅히 쓸모 있는 도구로
사용되기 원하는 마음은 연기 나는 굴뚝같으나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미흡하다고 여기는 스스로
오직 쓰임 받는 모든 것은
쓰는 자의 요구대로 쓰이리라는 믿음 안에서
부족하나마 내게 주어진 재능을 끊임없이 갈고 닦게 할 뿐이니,
여전한 가운데 함께 버려진 가치의 폭등을 초래하는 세상의 무관심이
꺼지지 않는 촛불로 머잖은 통일의 전망이 밝은 곳곳이
타오르는 염원의 불바람에 어스러질 때
죽어도 변함없는 목적 아래 재발견되는 의미는 더욱 빛나고
더 이상 돌아볼 필요없는 지난날의 모든 괴로움들은
나의 관심 밖에 멀리 밀려난 일이 될 것이다.
댓글 3개
에스더
2012. 01. 12. 오후 11:49
요즈음 국회에서 일파만파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던데요..이런 글이 일파만파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현배
2012. 01. 13. 오후 10:47
세상의 무관심이 어스러질 때 목적이 깨어나 그 모든 것의 눈이 되어줄거라 생각 언젠가는 그 목적이 목표지점이 될지
인형김시월
2012. 02. 27. 오전 03:27
음... 얼마 뒤에 다시 보니 이 글 또한 대대적인 수정 작업에 들어가게 생겼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