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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작가의 품격

김문숙 2012. 02. 16. 오후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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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와 작가의 품격 
                             
                              한은총 김문숙 
      진사댁 초랭이와  우리집 누렁이는
      자는 집도 먹는 밥도  달랐더랫어  
      
      마을에 도둑이 들면 그래도
      새벽에도 비 오는 밤에도 
      늘 노랭이가 먼져 짖는 거여  . 
      초저녁 설 부른  찬밥뎅이   
      새벽 배 고파  선잠 잘 터  
      아이 방에 비 새는 밤 
      제 집도  샌다   짖어대지 못하는 누렁이   
      비단 방석 베고 누워 자는  초랭이 보다  
      마당에서 맡는 도둑 냄새 
      제가 더더욱 괫심한 게지  
     초랭이도 누렁이도 
     한창을 짖어 대어도  
     역시 개 목청이여 
    
     옛날 생각혀 봐 
     비단 방석 있음사 
     옛날엔 목소리 컸지 산두 울렸지 
     누렁이 밥
     저작거리 국밥집도 게 눈치들 보앗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면  바람 새며 살지 안 허냐 -
     비단 방석을 깔고도 
     내 밥  나 혼자 먹고도
     시야 무어야 다 쓰게 돼야 
     
     보소 
     좋은 세월 언제든 잘 가니더  
     이즘엔 밥집이 원체 많아싸서  
     우리집 누렁이  뭬라 굶길 일 없소 
     그려도 한동네 물맛 같이 보는 기라
     초싯집 한 살이도 우리네 매양이라
     그 기침 소리쯤  그냥 참고 사는 거여 
     한 말 묻잣구먼야 
     니 아는 겨      
     잘 참는 것두  복이여
     한은총 갸는  좀 다른 게 있는 게여
    

댓글 2개

길손 2012. 02. 16. 오후 10:04

흐이~개도 사람맹키로 팔자가 있는갑습니다. 초랭이와 누렁이가 먹는 밥이 서로 다른걸 보니... 초장에는 웃으면서 읽었지만, 읽다보니 왠지 웃음이 가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세상사 환히 꿰뚫고 계시는 시인님의 깊이가 느껴졌기 때문일까요? 시인님의 글 앞에 잠시 머물러 가슴 훈훈해 졌으니 이 길손은 가던 길을 다시 가렵니다. 좋은 밤 보내십시요.

김문숙 2012. 02. 18. 오후 03:01

감사드립니다. 더더욱 행복 하시기를 웬축복인지 서있는 글 보다 아름다운 댓글을 받으니 무지 감사합니다. 사색의 향기 덕분이기도 하고요 오신분들의 넉넉한 심성이기도 하겠지요. 실상은요. 누렁이 초랭이 뿐 아니라 저도 가끔 개소리를 내고 웃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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