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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어디 갔을까

윤고방 2012. 03. 09. 오전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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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어디 갔을까



세상 가득히 꽃향기 날리며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소녀는 어디 갔을까

아무도 묻지 않고 대답하지 않아도

언제나 구름 위에 떠 있다

강물 위에 꽃잎처럼 흔들리고 있다



투명하게 번져가던 웃음소리

달빛 속에 몸을 감추던 뒷모습

바람 앞에서는 그림자가 되던 푸른 눈동자

헤어짐의 길목에서

마지막 너의 목소리는 떨리었다



누구의 가슴 속에나

한 소녀는 살아 있는 법

세월이 켜켜이 쌓이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


이제는 낡은 빗장을 풀고

마법의 거울 밖으로 나오너라

다박다박 걸어 나와서

냇물에 슬픔 씻는 새벽별이 되거라


아득한 소년 시절로 다시 돌아가 나는

소나기 위에 빛나는 햇살이 되마


그리하여 단 한 번

어깨 위에 내려앉은 후로는 단 한 번도

이 세상에 내려온 적 없는 하얀 새

댓글 15개

인형김시월 2012. 03. 09. 오전 07:26

외람된 것 같지만, 나름 재해석해 보았는데요 부디 긍정의 시선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내 세상 가득 향기로운 단발머리 휘날리던 그 소녀는 어디 갔을까 먼 하늘 구름을 좇아 잔잔한 눈가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투명하게 번지는 웃음소리 하얀 달덩이 같은 얼굴에 속을 들추는 바람 앞에서는 마냥 수줍어 하던 너의 눈동자 어느 순간 잠시 이별의 길목에서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너는 안녕이란 말 대신에 오늘처럼 고요한 사방이 흐린 날마다 떠오르는 한 줌의 햇살 같은 미소를 남기고 떠났지, 어느덧 세월은 흘러흘러 오히려 투명한 거울이 되어 그때를 회상하는 눈동자 속으로 이제는 함께 흐르는 시냇가에 발을 담그고 또다시 웃는 얼굴로 마주 하기 원하는 나에게로 오라 소녀, 오! 성스러운 내 비둘기여, 단 한번 어깨 위에 내려앉은 후로는 다시 이 세상에 내려온 적 없는 아득한 기억 속에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샛별처럼 아름다운 항상 빛나던 너의 그 모습에 그만 넋을 잃은 사춘기 소년처럼 고이 품어 안고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아득한 기억 속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어느 흐린 날 오후 한때 퍼붓는 소나기 뒤에 눈부신 햇살처럼 풍성한 날개를 펴고

김현배 2012. 03. 09. 오후 04:58

구름 위에 떠 있고 강물 위에서 흔들리던 소녀를 추억한다 너를 보며 무척이나 설레였다 너가 거울에서 나오는 날 햇살이 되어 영원히 행복할 것을 기억한다 감사합니다 윤고방님

미오새 2012. 03. 10. 오후 09:00

*윤선생님.. 갈등과 반목을 아직 겪어보지 않은 순결무구의 소녀, 소년기에 각인된 기억으로 부터 평생 자유로울 수 없는, 그 감정의 실체를 무엇이라고 할까요? \"사랑\", 혹은 \"첫사랑\" 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통속적이고 진부해 보여서, 마땅한 표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박다박 걸어나와서 냇물에 슬픔 씻는 새벽별이 되거라\" 소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또한,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위에 소녀는 존재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후로는 단 한 번도 이 세상에 내려온 적 없는 하얀 새\" 그 시절 이후, 성장을 멈춘 모습으로 항상 마음에 남아있던 한 소녀. 세상에 단 한 번 모습을 보이고는 찾을 수 없었던 그 소녀, 소년의 시절로 돌아가지 않고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소녀를 윤선생님의 시속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문숙 2012. 03. 11. 오후 09:28

좋습니다.

윤고방 2012. 03. 12. 오전 12:37

김시월님, 졸시에다가 비단옷을 한 벌 입혀 주셨으니 고맙습니다. 소녀가 얇은 망사옷 속에서 떨고 있다고 생각되셨나 보군요. 사실은 몇 년 전 황순원 소나기마을 개원 축시로 실렸던 것인데, 올해 봄 소식을 옛 추억 속의 소녀 영상에 실어 보내려 했습니다.

윤고방 2012. 03. 12. 오전 12:42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벌써 바람이 되었거나 노을이 되었을까 이렇게 궁금해 할 수 있는 소녀 하나쯤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누라 앞에서는 시치미를 뚝 따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윤고방 2012. 03. 12. 오전 12:48

김문숙 시인님의 부지런하심을 반에 반이라고 따라가야 할 텐데......

윤고방 2012. 03. 12. 오전 12:55

그 옛날 미오새님의 뒤를 죽자사자 졸졸 따라다니던 예쁘장한 오리 한 마리가 분명 있었을 텐데요? 그 사람이 사모님이시라구요? 아니라면 굳세게 함구하시길...... 감추어 둔 사랑이 젤로 아름다운 거 아닙니까?

인형김시월 2012. 03. 12. 오전 04:10

저도 사실은 마음만 먹으면 국내외 모든 시인의 시를 재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어찌할까 고려 중인 바, 다만 그들이 과연 얼마나 긍정의 시선으로 받아들일지 그것이 의문이지요.

김문숙 2012. 03. 12. 오후 11:01

무슨 말씀 이십니까 ? 저 같은 초벌 구이야 자주 나올 수 있지요 만 --명품 만들기는 오래 걸려야 하질 않습니까? ㅎㅎ

박성실 2012. 03. 13. 오후 05:21

누구나 마음 한편 가지고 있는 그 얼굴이 다박다박 걸어나와 말을 겁니다.(다박다박이라는 시어가 참 인상적입니다.) 표현하기 힘든 마음입니다. 그래 인사를 건네려다 단어를 못 골라 망설였네요. 환절기 건강 유념하셔요.

우복희 2012. 03. 14. 오후 04:20

로맨틱 회장님!! 정말 멋져요. 가슴 속 그 소녀 꿈결에서 만나시길...... 감사합니다. 회장님

윤고방 2012. 03. 15. 오후 11:05

깊은 마음 밑바닥에 남아 있는 식은 재 한 줌으로 어찌 천상의 하얀 새를 불러 올 수 있겠습니까?

윤고방 2012. 03. 15. 오후 11:13

전주 문학기행 동행길 즐거웠습니다. 우 선생님께서도 꿈 속의 그 소년을 만나겠다 약속하신다면, 저도 어느 소설 속에선가 저를 못살게 만들었던 그 소녀를 꼭 다시 찾아내고야 말겠습니다.

최정아 2012. 03. 16. 오후 06:39

궁금합니다.그 소녀가^^ 어깨에 내려앉은 후로는 단 한번도 이 세상에 내려오지 않을만큼 너무도 순결한 나머지 역동적이었던 그런 시공을 선생님의 심중에 언제까지나 남겨두고 싶으신건 아닌지요. 저는 그걸 잃어버린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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