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품 파는 남자

이가을 2012. 08. 13. 오후 08:05
4266


                                

품 파는 남자

                詩 / 이가을

 

비 오는 날 아침

빗물 번지는 창가에 서서

내 남자가 세상에 젖고 있다

갑자기 유리창에 물기 번지듯

눈이 흥건하게 젖어 오는 남자

때로는 빗물같이 무너지기도 하고

홍조 띄며 잘 웃기도 하는 남자

어느날  헌 책방에서

자신보다 더 오래된 책을 들고

길을 찾던 남자

어쩌다 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카사비앙카 칸초네를 들으며

종일 이 노래만 듣고 싶다고 되뇌는 남자

그러나

짐승소리 내며 끙끙 앓다가도

품 팔러 나갈 때는

생기를 찾는 남자

 

오늘도 내 남자의 푸른 면도자리에서

봄기운이 맴돈다.

                            

         

댓글 6개

김희민 2012. 08. 14. 오전 08:32

이가을님의 이름처럼 시처럼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문득, 시크릿가든의 현빈이 부르는 그남자와 백지영이 부르는 그여자가 떠올라서 흥얼거립니다.. 한편의 시 안에서 한편의 러브 스토리를 만나요.

미오새 2012. 08. 14. 오후 11:59

*품을 파는 남자를 읽고, 먼저 \"품\"에 관한 정확한 뜻을 위하여 인터넷 사전 검색을 하였습니다. 1)두팔을 벌려서 안는 가슴. 2)따뜻이 감싸주는 환경을 비유하는 말. 3)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 4)삯을 받고 하는 일. 5)어떤 일에 필요한 일꾼을 세는 단위. 기존에 알고 있던 \"품\"의 의미와 사전의 뜻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어떤 형태로든 품을 팔지 않으면 의식주를 해결 할 수 없는 까닭인지, \"품\"의 단어에서 먼저 고달픈 삶이 연상되었습니다. 마음을 다잡아 결심을 굳힐 때, 립스틱짙게 바르는 여성들의 상징적인 행동처럼, 남자들은 면도하면서 의지를 새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가을님께서 남자의 면도자리에서 봄기운같은 희망을 보는 걸 보면... 가을님..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품파는 남자를 포근한 품으로 위로하시는 모습...감동입니다. 그리고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비에 젖고, 또 누군가는 시상에 젖는 밤입니다.

김현배 2012. 08. 15. 오전 11:06

세상의 파도속에서도 봄의 의연함을 잃지 않는 그분의 걸어가는 뒷모습이 오래도록 남는다 감사합니다. 이가을님

이가을 2012. 08. 15. 오전 11:10

아침까지 우당탕탕 뛰어다니던 비가 숨고르기를 하는지 멈추고 하늘은 잔뜩 찌푸린 채 우거지상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였기에 마음은 빗길을 마냥 내달렸습니다 김희민님 안녕하세요? 따뜻한 댓글에 감사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

이가을 2012. 08. 15. 오전 11:20

미오새님!~ 주신 댓글에 대한 답글을 쓰기 전 우선 감사인사 올립니다 제 글을 읽으시고 수고와 번거로운 일임에도 검색하는 품을 팔며 읽는 이들에게 도움 되는 글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짠함과 안쓰러움이 콧날 찡하게도 하고 때로는 마음까지 아프게도 합니다 경제가 힘들수록 더 많은 품을 요하면서도 돌아오는 것은 적은 현실이... 미오새님의 댓글에 제가 힘을 얻고 감동을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행복만 하십시오~~

이가을 2012. 08. 15. 오전 11:24

김현배님 안녕하세요? 그쳤던 비가 공중에서 사선을 그으며 내리기도 하고 바람의 힘을 얻어 굿춤을 추면서 요란한 소리로 지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서기 주저하게 만드는 저 비도 곧 그칠 것을 알기에 희망을 그릴 수 있듯 이 땅에서 품을 파는 모든 이들에게도 희망이라 말 할 수 있는 봄기운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주신 댓글에 감사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