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우리집 악당

박성실 2013. 08. 29. 오후 03:37
3503
 
우리집 악당
 
 
박성실
 
우리집에는 작은 악당이 하나 산다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해 종이칼을 들이대고 곧 돌아서 등위로 기어오른다
 
악당이 쉬면서 무기를 만드는 동안
전쟁의 일상을 위로하기 위해 시집을 읽는다
시는 나로 가는 욕망의 틈새를 벌리리고 순식간에 저너머로 나를 죽 잡아당긴다
 
그때 다다다다 블록레이저검을 들고 돌진하는 악당
크래거 목소리를 가진 악당은 시인의 사정따위 봐주지 않는다
그만, 아구 무서워, 켁!
악당에게 기꺼이 항복하며 목숨을 잃을 때 저만치 내가 사라진다
 
주검을 파고드는 악당의 뜨거운 포옹을 몸으로 받으며 나는 일상의 나로 복귀한다
 
============
 
오랜만에 들렸네요. 그런데 여전히 이곳은 따듯한 시향이 흐릅니다. 좋습니다.

댓글 8개

김현배 2013. 08. 29. 오후 11:21

오랜만에 오셔서 따뜻한 이야기를 하시네요. 좋은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3. 08. 31. 오후 04:03

즐거운 악당, 종이칼을 들이대며 기어오르는 소중한 핏줄이 대견합니다. 그게 삶의 보람이지요. 오랜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가을과 함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박성실 2013. 09. 01. 오후 09:19

네 오랜만입니다. 변함없이 이곳을 지키고 계시는군요^^ 말 걸네 주시니 감사합니다.

박성실 2013. 09. 01. 오후 09:23

반갑다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인님, 저도 반갑습니다, 늘 시를 쓰시는 열정에 감탄합니다 이 가을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ㅡ

박동수 2013. 09. 04. 오후 03:39

그 악당, 세월이 너무 흘러버리고 보니 그 무서운 악당도 너무 멀리 가물가물히 멀어지고 총들고 칼들고 왔으면 좋으련만 이제는 아주 무관심에 저들의 세계 저들의 나라로 독립 선언을 해버리고 이제는 아주 새로운 우주 공간으로 가 버리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그대는 행복합니다. 참 오랫만입니다. 건강 하세요

박성실 2013. 09. 04. 오후 10:05

네 생명을 품는 일은 참 특별한 일인듯 합니다^^ 잘 지내셨죠? 시인님도 환절기 건강 하세요~

미오새 2013. 09. 11. 오후 11:08

*성실님.. 그 악당에게 말해주고 싶네요. 터를 독점하면 두목과 부두목이 놀이상대이지만, 터를 팔면, 다양한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악당의 부하도 생긴다는 걸... \"현대모비스\"의 TV광고는, 호기심을 키워주는 교육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를 보고 있으면 성실님이 생각납니다. 왜냐면, 성실님의 교육철학도 이 광고와 비슷할 것 같아서...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항상 한결 같으신 성실님의 모습,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리집 악당\"이라는 글 속에서 이웃집 새댁의 행복한 모습과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었기에 별도의 안부는 생략합니다. 아, 그리고 이웃집아저씨도 여일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비록, 세월에 좀 먹히는 삶이기는 하지만...

박성실 2013. 09. 12. 오후 01:45

일단, 미오새님 반갑습니다! 이 시는 사실 일상의 행복감에 젖어 있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저만치 사라지는 것, 시집을 만났을 때 나로 돌아오는 것,그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죠. 혹자는 그것이 진정 행복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나만의 공간과 사유가필요합니다. 그래서일까? 행복한 상태라 강요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물론 행복감을 느끼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이 당연하고 행복한 것으로 미화되는 것에 저항이 좀 생기네요. ㅋㅋ 왠 하소연? 시의 배경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런 말을 하는군요... 여일하시다니 좋습니다. 좀 먹기는 해도 닳아가시지는 않는 삶, 피곤할 수밖에요.... 비가 오니 매미의 뜨거운 구애도 이제 정말 끝나나 봅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셔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