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어머니도 여자였다

박영숙영 2016. 08. 31. 오전 03:15
3659

어머니도 여자였다

 

                    박영숙영

 

꽃향기 분칠하는 계절이 와도

어머니는 솟아나는 봄나물을 보고서

이슬만 뿌리셨다

 

어머니의 봄은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계절이 아니라

찢어진 하늘을 기우며

고픈 배에 문신을 새기며 넘어야 하는

높고 높은 보릿고개였다

 

봄이 그렇게 왔다 갈 때면

목련처럼 우아하고

진달래꽃처럼 어여뻤던 어머니의 젊음도

여인의 모습도 봄과 함께 사라져 갔는데

 

창공을 향하여

넋 놓고 바라보던

어머니의 그 눈동자 속에서

나는 보았었네

어머니도 여자였다는 것을…

 

*시작 노트 :아버님의 퇴직금 받아서 진해 냉천동 산기슭에 땅 5천 평을 샀는데,..

어느 날 밭일을 하다 말고 두 다리를 뻗고서 머~엉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잊을 수 없는 어머니의 그 슬픈 눈빛

 

사부곡(思父曲) 아리랑        

아버님께 바치는 헌시 (獻詩) ㅡ중에서

댓글 2개

박종영 2016. 09. 02. 오전 10:07

마음이 슬퍼지는 시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숙영 2016. 09. 03. 오후 09:56

한국이 그렇게 가난했던 시절이 이었지요. 이렇게 잘사는 세상에 지금까지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발자취 남기심에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