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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10)

황태영 2017. 06. 28. 오후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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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황태영

 

       \" 아주머니, 부석사는 이쪽 방향이 아니고 반대쪽 방향에 있답니다. \"
   차에 오르며 내가 말했다.
   \" 그럼 난 어떡해유. 백운사까지 나 좀 태워주고 가유. \"
   \" 제가 시간이 없어서 그럴 순 없고 가다가 버스 정류소가 있으면 그 앞에 내려드리지요. \"
   \" 싫어요. 웬만하면 태워주고 가지. 걸어서 올라가려면 너무 먼데...... \"
   \" 죄송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요. \"
   나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 그럼 할 수 없지 뭐. 여기서 내려줘요. 백운사 가는 차가 있으면 잡아타지 뭐. \"
   중년여자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내리면서 신경질적으로 문을 세차게 닫았다.
   나는 차를 반대차선으로 돌렸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희한한 여자다. 저렇게 도로가에 서 있다가 길 묻는 차가 있으면 무조건 백운사 가는 길로 가면 된다면서 길을 가르쳐줄테니까 차 좀 태워달라고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백운사에 내리자마자 엉뚱한 길을 가르쳐주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총총걸음으로 토생전의 토끼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시골 인심도 예전 같지가 않구나.
   중년여자를 실었던 그 삼거리가 눈 앞에 보였다. 차를 세우고 도로를 건너가서 수박 파는 아낙에게 부석사 가는 길을 물었더니, 잘못 갔던 직진 방향이 아니라 위로 난 길을 가리키며 아낙이 말했다.
   \" 저쪽으로 난 길로 사 킬로만 가면 부석사유. \"
   기가 막혔다. 진작에 직진이 아니라 위로 난 길로 가야 한다고 가르쳐줬더라면 엉뚱한 아줌마를 실고 엉뚱한 길로 달리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고맙다는 말은 했지만 전혀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시 차를 타고 위로 난 길로 차를 몰았다. 사 킬로는 충분히 온 것 같은데 부석사 팻말이 보이지 않았다. 주유소가 있길래 차를 세우고 부석사 가는 길을 물었더니 주인여자가 하마처럼 아가리가 찢어져라고 하품을 하더니 시큰둥하게 반대방향으로 사 킬로 가면 있다고 했다. 난 갑자기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 되었다. 다시 반대편 차선으로 돌려 달리다가 도중에 차를 세워 숲에서 맥주를 마시며 쉬고 있는 마을 청년들에게 물었다.
   \" 삼거리에 있는데 찾기가 힘들거요. 거기서 물어봐야 할 겁니다. \"
   딸이 아빠 옆 자리에 앉아 가겠다기에 옆 자리로 옮겨 태우고 다시 삼거리를 향해 달렸다. 이러다간 삼거리의 수박 파는 아낙에게 다시 길을 묻고 아낙은 되돌아서 사 킬로 가라고 할 것이고, 주유소 주인여자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사 킬로 가라고 할 것이고, 계속 이 사 킬로를 순환버스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제 풀에 지쳐 부석사 찾기를 포기하고 연포로 되돌아가야 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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