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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정성

김현배 2017. 08. 01. 오전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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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물해진 허수아비 위로
영악한 새들이 날고 있었는데

그것은 어떤 어려운 시절의
낯 뜨거운 광경을 연상케하여
나는 너무나도 슬피 울었다

울고 있는 내게
승리의 월계관은 주어지지 않았고

나는 홀로 잃어버린 나의 말들을
되짚어보며
참으로 오랜 시간
그대로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세월은 내 곁을 수없이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여전히
그곳 벌판에 서서
지나가버린 잃어버린
나의 사랑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바보처럼 헤벌레 웃어주었던
그 누구를 생각하며

문득 세찬 폭우가 내리고
지상의 모든 것들이
어수선하게 얽혀버리고 말았는데

언제나 바람처럼 닥쳐오던
그날의 그 이미지가
다시금 되살아났지만

비는 지극한 정성으로
나를 쓰다듬어주었을 뿐

이제는 좀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더이상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게 된 나는

새로운 일 새로운 시대를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맞이하게 됐다

어디선가 고소한 밥 짓는 냄새가
풍겨오고

- 201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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