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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바람
들판의 바람
- 박종영
바람의 흔적은 나무의 흔들림으로 안다
거칠 것 없는 들판은 속속들이 피곤한
바람을 쉬게 하는 안식처다.
바람이 불기를 멈추고 의무를 다하였을 때,
자유를 외치며 풀과 꽃들을 향하여
번식의 입맞춤으로 춤을 추게 한다.
산과 바다 험난한 길을 돌아
바람과 비, 처절한 천둥소리 앞세워
드넓은 평원을 지나 세상의 더러움을 몰아내기도 한다.
연약한 것들은 강하게
강한 것들은 얌전하게 길들이며
갖가지 잉태를 위해 교접의 신방을 차려주는 묘약이다.
바람의 얼굴을 호명해 본다
시골 장날 양반 갓 날리게 하는 하늬바람,
갯벌 농게 눈 감추게 하는 샛바람,
혼사 날 받아놓은 노처녀 치마 들치는 마파람,
연인의 가슴에 손을 넣게 하는 된바람,
새로운 바람의 이름들이
바람의 꼬리를 잡으러 달려가는 기운으로 바람이 분다.
바람의 표정에는 웃음이 없다
바람 부는 황량한 들판의 주인은 오직 바람뿐이다.
댓글 6개
보이지 않는 방랑자, 그러나 없는 세상은 죽음. 바람, 고마운 생명체!
바람의 이름들이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바람의 역할, 마치 삶의 과정같습니다.
우리네 부모들은 동풍이니 남풍이라 하지 않고 놉새바람, 갯바람, 건들바람 등으로 부르면서 농사를 지어 온것입니다. 바람은 우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오는 동안 없어서는 안 될 자연현상입니다. 무더위가 연일 기온은 갱신하고 있습니다. 폭염에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하늬바람, 샛바람, 맞바람, 된바람을 구분할수 있어야 바람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번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솔릭\"도 예상 보다는 달리 방향을 틀었고 그 세력도 약화 된것 같았습니다. 바람의 분류, 성격, 효능등이 모두 다른것은 자연이 빚어낸 오묘한 작품입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주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물의 흔들림으로 바람의 낌새를 알아내는 우리들의 눈은 참 밝습니다. 동서남북을 두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들어보면 자연의 오묘함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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