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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한 무덤 ( 벌초 후에 )

곽기영 2018. 09. 13.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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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연한 무덤(벌초 후에)

 


                                                                           혜경 곽기영

 


 


공동묘지

이름 없는 무덤주위로

들국화들이 청아하게 하늬바람을 부른다.

 


찌들게 가난했던 삶

풍족하게 잘살았던 삶

낮고 높았던 벼슬의 삶 다 지우고

까만 묘비에는 하얗게 새긴 생전 이름만이 선명하다.

 


이승에서 못 다한 삶

저승 갈 때 후회와 눈물들을

하늬바람결에 띄워 보내고

가을 햇살에 굴곡진 삶을 말리고 있는 봉분들.

 


우리네 삶은 늘 죽음을 옆에 두고 있으면서

백 살이 넘도록 오래 살 길만 찾으며 죽음을 외면한다.

 


이승의 삶 끝엔 저승의 죽음이 기다리기에

삶의 무게를 얼마만큼 청산을 해야 저승길이

홀가분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요.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로 퍼지는 햇살 속에

빼곡한 각각의 무덤들은 채 사그라지지 않은 삐삐 꽃

하얀 머리 풀어헤치고 처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 4개

박종영 2018. 09. 13. 오전 11:11

이승에서의 화련했던 부귀 영화 높은자리 모두 그대로 놔두고 저승길 오느라 피곤하여 누워있는 높고 낮은 봉분들, 스스로 눈을 낮추워 보노라면 나도 언젠가는 저렇듯 말없이 누워 조용한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나를 뒤 돌아보게 하는 글, 숙연한 마음 내려놓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해경 곽기영 시인님.//

곽기영 2018. 09. 17. 오전 10:26

졸작입니다. 감사합니다^^

문태성 2018. 10. 04. 오전 11:14

죽어서도 못가네. 살아서도 못가네. 인생길~! 어디로 가야할꼬!!

곽기영 2018. 10. 13. 오전 09:24

자연이 가라고하는데로 가면 더ㅣ지 않을까요(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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