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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게 보내는 꽃무릇 길

박종영 2018. 09. 29. 오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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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게 보내는 꽃무릇 길


-박종영


절실하게 열리는 가을 길에서
허튼 생각으로 찬찬히 보지 못하고
길 위에 몸을 던지는 빛바랜 낙엽의 울음을 듣는다.


배불리 채우지 못해 어쩌다
가벼운 것들은 제 한 몸 가누지 못해
호명되지 못하고 바람의 뒤를 따라 또르르 굴러간다,
굴러가며 옷소매 부여잡은 유혹에 한눈을 팔기도 한다.


하찮은 생명의 여운이라도 멀리
떠나는 길에서는 몸가짐 마음 단속으로
외로움을 옆에 앉혀놓고
누군가의 마음을 붙잡고 싶은가 보다.


짧은 가을볕이 빗살처럼 고루 퍼지고
토담집 벽에 등허리를 기대어 서보면
이국의 국경처럼 왜 이리 섬뜩하고 시린 것인가?


살금살금 야위어 가는 가을볕에
바람의 틈을 비집고 온 노을이
꽃무릇의 허리에 붉은색을 칠하고
가늘게 슬퍼지고 있는 저것들을 바라보는 것도
이 가을에서 느끼는 이별이다.


푸른 잎을 기다리다
동그라미처럼 지고 마는 붉은 꽃무릇의 흔적을
누가 서럽게 보내자고 하는지요?


photo by  선운사 꽃무릇 길




댓글 4개

김민재 2018. 10. 04. 오전 10:38

자연이 자연스럽게 변하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경건함을 일깨워 주는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태성 2018. 10. 04. 오전 11:10

시린 이별일랑 멈추어 다고~~! 꽃무릇아!!

박종영 2018. 10. 04. 오후 02:15

상사화는 봄에 피고 꽃무릇은 가을에 핀다고 합니다. 꽃핌의 순서도 서로 달리 피는 꽃들의 질서가 곱습니다. 격려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박종영 2018. 10. 04. 오후 02:18

꽃무릇도 입을 보지 못하고 지는 것이어서 안쓰러움이 많습니다. 사찰 경내에 많이 피는 것은 꽃무릇 즙을 내서 탱화를 그리면 오래가기 때문에 사찰 경내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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