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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落下)

박종영 2018. 11. 03. 오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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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落下)


-박종영


가을을 고운 색으로 다스리는 나무들
뿌리의 힘이 낯선 가을바람과 느슨한
햇볕의 양분을 끌어모아 조화로운 색감의 낙엽을 만들고
그 후, 노란 낙엽에게 낙하의 모험을 즐기게 한다.


나무의 밑동마다 굵게 패인 틈새에는
지난여름의 열기를 흘려보낸 아픔의 길이 나 있고
어미나무가 일러준 당부 말씀 안고 소리 없이
낙하하는 떼구름 같은 노란 잎들이
푸른 허공에 자리 내주고 울먹거린다.


잎의 낙하는 생의 소멸이 아니라
땅에 묻혀 그 나무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것으로
지는 잎을 소멸로만 여겨온 우리들의 사색이
얼마나 얄팍하고 가벼운가


줄줄이 바스락대는 붉은 잎 꿰어 달고
황천의 천산북로 머나먼 길 떠날지라도
이웃 푸른 나무에게 보내는 속마음 눈물 감추고
검은 구름 멀리 나 있는 하직의 길이 외롭다.


가는 길 차가운 겨울이 무섭게 반기더라도
긴 겨울의 침묵은 강을 건너는 나무의 덕목이려니
침묵도 오래 하면 기쁨으로 돋아나
풀리는 봄날 푸른 허공에 울창한 숲을 이루리라.
    







 

댓글 6개

김민재 2018. 11. 06. 오전 09:28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요리조리 흩날리는듯 하면서도 발버둥치는 모습이라 안스럽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거 같습니다.

박종영 2018. 11. 06. 오전 10:21

낙엽은 저절로 지는 것이 아니라 어미 나무가 양분을 다 채웠을 때, 떠나보내면 낙하하는 것이 잎사귀라고 합니다.결국 자기 나무아래에 떨어져 자양분이 되는 순환의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자연의 순리가 곧 우리 사람들이 호흡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원천이라고 봅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환절기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김문숙 2018. 11. 06. 오후 06:32

좋습니다 여전 하시네요 ㅎㅎㅎ

박종영 2018. 11. 06. 오후 10:00

오랜만입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한은총 시인님, 안녕하시지요? 한동안 궁금했지요 ㅎㅎㅎ 가을입니다. 좋은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문태성 2018. 11. 08. 오후 09:04

바스락 거림도 좋은 가을 바람과 가을색~~! 느껴옵니다.

박종영 2018. 11. 08. 오후 11:34

어제와 오늘 비가 오니 은행나무 가로수 잎들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도 건들거립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더욱 건승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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