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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박종영 2019. 10. 09. 오전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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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박종영


우리네 말로는 할구미라 부르는
국토의 맨 끝, 땅끝(土末)의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송호리 백사장을 밀고 되밀어 안아 달랜다.


섬뜩한 초가을의 바람이 부려놓은
한 짐 산의 적막에 물드는 동안,


기암괴석으로 암벽을 이룬 
노령의 끝자락 달마산이 층층이 세월을 쌓으며
우리네 삶이 언제쯤 땅끝에서 만나야 하는지 묻는다.


산굽이 서늘한 바람에 사구미 검은 모래 바슬 거리는 동안
산 아래 적요한 미황사 후려치며
산대나무길 거쳐 온 얇은 운무가
먹먹한 앞가슴 슬며시 파헤치고 아양이다.


산다는 것은 마음 안에 길 하나 내는 일,
아까운 세월 더디고 늑장부리게 은밀한 계곡 한 켠에
한 채 푸른 집을 짓는다.


댓글 4개

김민재 2019. 10. 10. 오전 09:44

땅끝에서 바라보는 마음같이 마음을 닦는 일이 조그만 여유를 가지는 일이라는 것을 살포시 느끼게 됩니다.

박종영 2019. 10. 11. 오후 07:26

그곳 땅끝에 가면 沙丘尾와 할구미가 있지요 바로 앞에는 흑일도와 백일도가 있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달마산 기암이 손짓하는 가을이 있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이 좋은 가을에 넉넉한 즐거움 있으시기를 빕니다.//

문희 2019. 10. 13. 오전 09:56

국토박물관의 남도답사 일번지, 해남.강진은 정말 우리의 문화요 예술이요 역사입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토말비에서 바라보는 바다, 이 가을의 풍경이 마음을 뛰게 만듭니다. 90년대 후반에 3년간 광주에서 근무했고 가족 모두 내려가 살았습니다. 틈만 나면 문화유산답사기를 또대로 현지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며 즐겼습니다. 가족들 모두 그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우리 땅과 오늘의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 큰 의미가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9. 10. 13. 오후 04:06

국토의 최남단 토말은 옛적에는 바다와 모래만 뒹굴던 해변이었습니다. 달마산과 미황사 모두가 노령산맥을 타고 내려온 풍광입니다. 강진의 다산, 해남의 윤선도, 진도의 남농, 모두가 빛나는 문화의 산실입니다. 소상한 예술기행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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