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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점례

박종영 2020. 04. 08. 오후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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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점례


-박종영


성수역 지나 강둑을 따라 풍납토성 가는 길은
한가로이 봄꽃들이 피어오른다.
명자꽃, 산철쭉, 때 늦은 자목련이
빛바랜 추억을 담고 하늘거린다.


강변길 다리 모퉁이 포장마차에선
초등학교 동창생 점례가 붕어빵을 굽는다.


초등학교를 나와 도시로 갔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느새 시집가서 아들 딸 낳고 
세상을 굽어보며 훈훈하게 살아가는 포장마차 주인이 됐다.


굳건한 다리를 딛고 선 구릿빛 얼굴에서
나는 보았네, 서러운 눈물 고스란히 강물에 뿌린
점례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부끄러움도 감추기 바쁜 시간인가 보다
붕어 빵틀을 뒤집는 손놀림이 날렵하다
속세의 덧없음을 안 것인가,
밝은 웃음으로 맞이하는 점례의 세월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언뜻 고요한 웃음 바라보는 잠간의 시간,

밀가루 반죽처럼 하얀 목덜미가 가슴으로 밀려든다.
 
  

 
 

댓글 4개

여혜강 2020. 04. 08. 오후 08:32

초등동창의 부끄러움에 내얼굴이달아오른다

박종영 2020. 04. 09. 오전 11:26

아름다운 어린시절을 들먹이면 가슴 먹먹해지는 동창생입니다. 그 옛날 수줍음 다 버리고 우뚝선 지금, 빛나는 훈장처럼 달려오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재 2020. 04. 10. 오후 02:33

오랜 옛친구의 모습에서 예전 모습을 찾으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거 같습니다.

박종영 2020. 04. 13. 오전 11:02

오랜 친구의 성숙한 표정을 읽으면서 인생은 저절로 이루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감사드리며 더욱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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