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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정(the other emotion)

백원순 2020. 09. 14. 오후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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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운 정( the other emotion)

                                               백 원 순

 


 


 


다른 사람에게 정이라는 말이

성립하려면

순간적 눈빛의 교환이라던 가

짧은 만남으로는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자들이나 고승들 외에는

단박에 사람에 대한 정을 말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그 성자들이나 고승들도

인생길에 많은 깨우침과 공부를 통해

그러한 인성에 도달하는 것 같다

 


사람의 조건과 한계에

단 번에 해답과 사랑을 제시하는 사람을

고대부터 신이라 부르며

숭배하는 것 같다

 


같으면서 수없는 이질성을 함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고

정의 내릴 수 없지만,

 


그래서 어느 민족은

많은 애환을 노래로

승화 시키는지 모르겠다

 


미운 정 만큼은

그래도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뭏튼 말한다는 자체가 미운 정을 포함하는

온갖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겠는 가

그래서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다

현란한 수사학적 표현,

마치 어느 유명한 작가의 추상화 앞에

홀로 마주 서 있는 듯한

막막함,

그 언어적 기교 앞에

끊임없는 해석을, 잠을 자면서 까지 하려는

삶의 힘겨움,

 


미운 정 만큼

아이러니하고 반어적 표현은

없을 것 같다

물론 그 정을 마음에 두기 위해서는

잠시 스쳐가면서 강렬한 불꽃의 흔적을 남기는

혜성 같은 먼 우주의 여행자에게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조건에,

 


결국 미운 정은 시간이 만들어 내는

흔하디흔한 진부한 마술에

그 마술사의 눈가에 번지는

검은 마스카라 같은 투명하고 짙은 눈물 빛 흔적,

 


미운 정은 서로에게

시간의 마법사가 공연을 펼칠 동안

아무리 진부하고 재미가 없을 지라도

그 자리를 지키는 인내를 요구하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한 번도 생각지 못하고

기대하지 안했던 것이

삶에 반어적 의미로 다가오거나

종교인 들은 섭리라고 해석하는 것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미운 정이 들 동안

그만큼의 시간 동안 그 타자를 향한

내 마음이 아파하겠지만

쉽게 T.V 채널을 바꾸듯

사람에 대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는

쉬우면서 어려운

시험 문제를 대면하는 것 같다



                                                            Photo by Baek Won Sun
                              


 


 


 


 


 


댓글 6개

김민재 2020. 09. 14. 오후 10:18

미워할수록 닮아간다는 말처럼 미움은 진정한 미움도 또다른 사랑도 아닌 혼란스런 마음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문희 2020. 09. 15. 오전 11:24

고운정 없이 미운정을 생각하니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코 깊이가 없는 정이 아니니 많은 의미와 관계가 엮어지는군요. 동서고금을 통해 공통된 의식이 아닌가 합니다.

정채균 2020. 09. 15. 오후 02:52

고운 정이야 누구나 좋아라 하지만 미운 정은 오랜 인내가 만들어낸 열매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미운 정 들기 전에 헤어져 버리지요.

백원순 2020. 09. 15. 오후 03:42

이성(the reason)은 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감성(the emotion)은 그 층이 여러겹 이고 서로 교차하여 무수하고 미묘한 조합을 만들어 내기에 섬세한 관찰이 아니면 쉽게 와닿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성과 감성들은 상징들(the symbols)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전 음악(the classic music)은 이성 편에 속하지만 재즈(the Jazz)같은 음악은 감성 편에 속한다나 할까요. 단번에 저게 무슨 그림지하고 이해하는 '구상화'는 이성적인 면에 속하지만 어떤 그림 앞에 서서 한참 서서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대화하는 '추상화'는 감성적인 그림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많은 정을 가지고 있어 그중에 하나인 \"정\"을 나름대로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가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백원순 2020. 09. 15. 오후 04:01

마음에 천국은 숫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백원순 2020. 09. 19. 오후 05:08

Pathos(piety or compassion)라는 사람에 대한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 말로 하면 \"연민 또는 사람에 대한 정\"으로 해석 되는 단어이지요. 고대 그리스시대(the Greek)시대 때부터 문학가들이나 철학가들이 사람을 생각할 때 부터 떠나지 않은 단어이지요. 그리스 시인 Homer(호머)라든 가 그 후 그리스 비극 또는 희극(the Greek tragedy or comedy drama)에서 빠지지 않은 사람에 대한 단어이지요. The Greek Mythology(그리스 신화)에도 빠지지 않은 단어이지요. 오늘날에는 사람에 따라 이 Pathos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많은 차이가 있지요. Egoism(이기주의)에 부착되면 여러모습을 뛰기도 하고 사람들은 환멸을 느끼기도 하면서 Pathos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 사람이 살아갈 동안은 이 Pathos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Time and Space)의 한계에서 살아가니까요.위의 저의 시에 \"검은 마스카라의 투명한 눈물 빛 흔적\" 같은 표현도 이에 해당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마(Maybe), 사람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the emotion)에는 Pathos(the other emotion) 밖에 정답이 없지 않을 까 싶네요. 동서양을 떠나 모든 성자들(the saints)이나 성인들(the great men)도 여기서 답을 찾지 않았나 싶어서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가을 하늘 같은 깊고 풍요로운 삶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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