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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혼자의 길
-박종영-
넉넉한 여름의 끝자락
선선한 바람 불어오면
가을볕 받아 붉은빛 토해내는
선홍빛 꽃무릇이 쉽게 떠난 이별을
들고 와 조아린다.
잎을 보지 못하고 실타래 꽃으로 먼저 피어
굽이굽이 산자락 타고
환한 불꽃으로 타올라
외로운 시간의 꽃길을 열고,
길게 늘어진 꽃술은,
한올 한올 곱게 치겨올린
어느 여인네의 긴 속눈썹같이
겸손하게 마음을 속 보이는 붉은 수줍음,
절집 단청의 꽃 그림인 양
현란한 빛으로 어두운 세상을 다스리고,
그리움이 아픔으로 기억되는
꽃무릇 저 혼자의 길 위에
서러운 울음이 길게 눕는다.
photo by 변산바람꽃 사진작가
댓글 10개
혼자의 길은 외롭고 긴 길인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기 따라 피는 꽃들의 생명을 살펴보면 모두 벌나비, 바람의 힘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8월과 9월에 진하게 피는 꽃무릇도 마찬가지로 잎을 보지못하고 지는 것이어서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합니다.
화면이 안나오네요. 꽃무릇이 그렇듯이 우리의 주변에 같은 사연의 꽃 상사화가 있지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야생화들있는데 지금은 많이들 거두고 있지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시를 읽다 보니 가을의 꽃무릇과 잊기 어려운 사연을 생각하게 되는군요.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슬픔은 이 계절에 더욱 깊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9월 말 회색빛 하늘을 홀로 지켜보다 보니, 한 마리 머시기 속이 시커먼 새 한 마리가 우울한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면서 무얼 못 먹을 것을 쳐 먹었는 지, 날 자 말자 길가의 푸른 가로수 잎들에 검은 튀튀한 더러운 똥을 갈기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새는 어디로 누구를 만나 보자 마자 조지러 갔을 까.
보통 꽃무릇은 절간의 주위에 많이 피어 있습니다. 상사화와 같이서로가 잎을 보지 못하고 피는 꽃이어서 애처롭습니다. 감사합니다.
꽃무릇이 지는 날에는 저 혼자 지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전합니다. 선선하다 못해 쌀쌀한 바람이 부는 9월말은 더욱 그렇습니다. 정겨운 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9월이 저무는 길에 애틋하고 풍자(諷刺)한 댓글 주시어 무척 감사합니다.
꽃무릇의 꽃술, 저도 여인네 속눈썹 같다 여겼습니다 그것도 유명 미용실에서 공들여 거금을 주고 말입니다 어쩜 미인들은 저 잘난 맛에 외롭게 호올로 가기는 합니다만...
초가을에 절간의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 화려한 색깔만큼 슬픔을 간직한 꽃입니다. 꽃이 지고나면 솟아나는 잎들은 더욱 외로운 길을 걷습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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