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유리벽 감옥 / 박얼서

박얼서 2022. 02. 05. 오후 01:45
564

유리벽 감옥 / 박얼서


어항 속 물고기가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다

좁디좁은 공간을 정확히 읽어 가며

나름대로 물길을 만들어 가며

자유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속박을 자유라 말할 순 없다

이기심 넘쳐나는 인간들의 시선으로는

자유로움처럼 보였을 것이다


눈길을 끌기 위해 사람이 마네킹을 대신하는

이 시대의 눈빛으로는

유리벽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곳으로 잡혀오기 전까지만 해도

큰 물살과 맞서던 녀석들이다


인간들처럼 담장과 장벽 속에 갇히기 전까지는

에덴동산을 뛰놀며

맘껏 자연에 순응하던 녀석들이다


지금처럼 산소 호흡기를 달기 전까지는

깊은 물길 속을

동네 골목길처럼 누비던 녀석들이다


삶이란

참 알고도 모를 일이다


누군 태어나면서부터

천부인권을 얻고

내세(來世)까지도 들먹이는데


또 누군 투명한 유리벽 밖으로 내비치는

하루하루의 절규들이

눈앞에 구경거리가 돼야 하는


삶과 삶 사이에 놓인 장벽들이

둘이 서로 감옥이 되는


유리벽 바깥세상에 갇힌 저네들은

관객 노릇마저도

하는 둥 마는 둥 방관하는


삶이란

이해하는 만큼

그 아픔을 견딜 줄도 알아야 된다더니

애매하게 아플 뿐이다


학력, 직업, 차별 다 없애자더니

담장 같은 것들 모조리 허물고 살자더니


유리벽 감옥이라니,


감옥에서 다시 또 감옥으로

생각을 가두고

상식을 가두고

서로가 서로를 가두고 갇히고


삶이란

그저 그냥 그렇게 애매한 채로

사는 건가 보다

자신의 시간을 버텨내야 하나 보다.






댓글 4개

김민재 2022. 02. 07. 오후 02:56

뭔가 잡힐듯 확실한듯 하지만 불확실함속에서 확실함을 찾는 여정, 그것인 인생의 모습중 하나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얼서 2022. 02. 07. 오후 06:18

인생살이, 왜 이러나!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감옥이고~~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감옥이고~~ 모자라도 걱정~~ 남아 돌아도 걱정~~ 김민재 선생님, 감사 감사합니다 ^_^ ^_^ 더 큰 건강과 건필을 응원합니다.

박종영 2022. 02. 08. 오전 10:12

유리벽 감옥, 어항속의 금붕어가 아닌 사람이 갇힌 세상의 유리벽! 그 답답한 벽속에 갇혀 바둥거리는 사람들이 눈물입니다. 삶의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 의무가 절실합니다. 좋은글에 시간을 보탭니다. 시인님.//

박얼서 2022. 02. 08. 오후 02:13

우리 서로 느끼지 못하는, 보지 못하는 담장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종영 선생님, 댓글에 감사드리고요, 더 큰 건강과 건필, 늘 응원합니다. ^_^ ^_^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