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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역 종착을 앞두고 / 박얼서

박얼서 2022. 04. 01.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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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역 종착을 앞두고 / 박얼서


어둠을 밀치고 달려온 무궁화호 열차는

단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해

이곳 여천역에서 잠깐 정차하였다는 걸

차창 밖을 내다보고 알았다


잠시 후엔

종착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틀어대며

열차는 곧 여수엑스포역을 향하겠지


멀리서 등댓불이 맨 먼저 여행객을 반겨주면



갯바람 비릿한 술안주들이 코끝에서 팔딱이겠지

오동도 용굴 속 파도 소리도 출렁이겠지


자정을 넘겨 어제에서 오늘로 넘어왔기에

밤새껏 야근을 마친 열차는

뻐근한 팔다리를 맘껏 비틀고 뻗치며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겠지


대합실 밖으로 멀어져가는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딱히 정해놓은 목적지도 없고

서둘러 가야 할 곳도 없는

내 방랑을 눈치채겠지


날밤을 지새우며 사명처럼 내달려온 열차는

일손을 놓은 채 휴식에 들겠지

야근의 피로를 훌훌 털어내기 위해선

낮잠이야말로 꼭 필수적 업무겠지


철길을 벗어나는 단꿈도 꾸겠지

꿈길에서나마 뱃길 여행을 맘껏 즐기겠지

새하얀 포말 위를 미끄러지는 동안

바위섬을 향해 탄성을 질러대겠지


자연 화석 박물관이라는 사도섬에도 내려 보고

하화도 출렁다리도 느껴보겠지

거문도에서는 백도를 돌아오는 유람선도 타겠지

오동도 동백 숲길도 산책하겠지


짧고 굵게 알뜰한 휴식을 마친 열차는

몸에 익은 오랜 습관처럼 다시 그 철길을 따라 


숨차게 상경을 서두르겠지



무궁화호 열차는 또 그렇게 떠나가고

다시금 혼자가 된 나는

고장 난 나침판처럼 서서

낯선 시간을 붙들고

갈 길의 향방을 고민하겠지


“그때 그 골목길을 찾아 기억 하나 더듬어볼까?”

“아껴둔 제5코스, 비렁길에서 명상을 얻을까?”

 

 

 

댓글 2개

박종영 2022. 04. 01. 오후 01:07

한편의 시에서 여수 엑스포 구경을 하였습니다. 여수밤바다 노래가 있듯이 여수는 볼거리가 많아서 남도여행길이 즐거운 이름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박얼서 2022. 04. 02. 오후 04:58

박종영 시인님, 늘 감사감사합니다. 늘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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