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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비렁길에서 / 박얼서
금오도 비렁길에서 / 박얼서
섬에 내린 뒤로 이만큼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미역널방을 거치고 신선대를 지나오면서
이만큼 발길이 가벼워졌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비렁길, 이 무대 위에 오르면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이런 노래 한 곡만으로도
섬객은 누구나 주연이 된다
풍객들 불러모아
벼랑 위 야생화가 온몸으로 감흥을 노래하면
검푸른 시간 위를 내달려온 군상들
일상에 지친 내 발길처럼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쉼 없는 부활을 꿈꾸는 곳
비렁다리를 느끼고, 갈바람통에서 상괭이까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그 너머를 생각하고
치유를 뛰어넘는 더 큰 회복을 얻는다
구석구석 자연을 얻고, 더 큰 너그러움을 얻고
그 많은 생각들을 얻었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섬 밖은 여전히 겨울 끝에 머무는데
묵은 겨울 치렁치렁 걸쳤는데
오늘 잠깐 빌려다 놓은 봄날처럼
샛노란 유채꽃 출렁거리는 지금 이곳 비렁길에서
무얼 더 바란다는 말이냐.
댓글 4개
바라지 않는 마음이 가장 이상적인데도 항상 늘 바라게 되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거 같습니다.
금오도 비렁길의 풍광이 펼쳐집니다. 유난히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선명한 섬들의 얼굴입니다. 파도가 치면 하얀 포말이 일렁이듯 봄이 되면 섬들은 옹기종기 모여 한차례 봄을 찬양합니다. 아름다운 시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박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 ^~^
김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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