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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九峰山)에서 / 박얼서
구봉산(九峰山)에서 / 박얼서
영산준봉(靈山埈峰)이로다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면
꼭꼭 숨기고 싶었겠다
능선으로 줄지어 선 아홉 형제들
억만 천 겁의 세월이요
만산 만경의 기상이로다
어느 봉우리 하나
침묵하는 작은 준봉의 발길 한 점도
한눈팔 수 없는
진퇴유곡의 선경이로다
인간의 욕망 구름다리 위를 걷는다
조마조마한 느낌까지도
섬세하게 매달아 연결해 놓았다
창조정신을 훼손한 반칙이로다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면
이걸 다시 빼앗고도 싶었겠다
인간들은 늘 그랬다
만들고 고치고 부수고 버리고
그러다 밀려나고
오봉을 거쳐 육봉, 칠봉, 팔봉
기염만장(氣焰萬丈)이로다
점점 더 빠져들고 있었지만
최고봉인 구봉 만큼은 그대로 남겨둔 채로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섰다
영산(靈山)의 준봉(埈峰)이로다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면
꼭꼭 숨겨두고도 싶었겠다.
댓글 1개
겸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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