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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김 씨의 하루

박종영 2023. 12. 10. 오후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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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김 씨의 하루

 

-박종영

 

오늘도 김 씨의 대장간은

쇠붙이의 근본을 펴는 일로 뜨겁고 분주하다  
사람이 하는 일 중에 불을 가까이하는 위험한 소임은 
언제나 불의 사나이 대장장이가 맡는다
쇠에서 나서 쇠를 먹고 사는 검붉은 녹,
그 녹을 불태워 강한 무쇠로 일어서게 하는 일
불가마 화덕에 녹슨 쇠를 넣고 단단한 어깨로 풀무질이 힘차다
어느새 발갛게 녹아내린 쇳물이 자글거리고, 
이내 불꽃이 튈 때마다 무딘 끝을 벼리는 모루의 매질이 혹독하다
쇠의 단련이 가벼워 물렁물렁해질 때마다 쉬익쉬익
불같은 눈으로 칼끝을 치밀하게 담금질하는 대장장이 김 씨,
쇳물에서 자글자글 몸부림치는 낫과 둥근 돌쩌귀와
번득이는 쇠스랑의 얼굴이 하나하나 아픔을 이겨내고 
쟁그랑! 소리 내며 검은 몸뚱이가 단단해질 즈음, 
다시 화염 속으로 쑤셔 넣는 집게의 냉혹함이 살벌하다
그때마다 발갛게 달구어지고 일그러진 얼굴을 다듬는 정의 매질이,
쇠망치의 질타와 대갈마치의 다독임으로
꽝꽝하게 조여진 곡괭이와 날렵한 낫과 호미의 예리한 표정,   
상처는 상처로 닳아져야 빛나는 연장들의 검은빛 웃음이 밝다
불꽃과의 투쟁이 끝나고 해 질 녘 대장간 열기가 석양빛으로 식을 때쯤,
숫돌에 맑은 물을 부어가며 낫과 호미 검은 얼굴을 은빛으로 벗겨내는

검게 타 개펄 같은 대장장이 김 씨의 번들거리는 민낯 

녹슨 쇠붙이에 꺾인 세월

자신의 굽은 허리는 한 번도 펼 줄 몰랐던 김 씨,

세상 사람들이 대장장이라 놀려대도
등꽃 파랗게 깊은 주름의 보람이 날마다 소중한 하루다.


2023. 12. 10. 퇴고

 

 

댓글 9개

문희 2023. 12. 11. 오전 10:17

가쁜 숨 내쉬며 음미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이 많은 들과 밭을 가꾸고 펴나갈 때 그의 굽은 날들도 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씨의 전문성과 땀이 우리에게 소중함을 일깨워주는군요.

박종영 2023. 12. 11. 오후 02:25

대장장이가 만들어 내는 농기구는 손으로만 만들어 내는 장인 정신이 발휘되는 명작입니다. 오랜 세월 농경사회의 발전을 이룩한 공로자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대장간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정겨운 말씀으로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일상에 건강한 시간 되십시오. 문희님

정채균 2023. 12. 11. 오후 04:25

대장장이의 일대기를 그린 글 잘 읽었습니다 장인, 대물림... 인간 문화재만큼 귀한 손길이 보존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쉬운 일도 없고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는 질곡의 삶을 통해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라 봅니다.

백원순 2023. 12. 11. 오후 05:50

대장장이 김씨의 하루는 너무나 값진 삶입니다,,,어릴 적 아버지께서 읍내 대장간에서 새로 사오신 시퍼런 낫과 칼이 섬뜩하기도하였지만,,, 칼은 갯장어와 그 밖의 생선들 머리를 자르고 배를 가르데 덧 없이 유용하고, 낫은 벼를 베고 보리를 베고, 그리고 송아지 꼴을 자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였습니다,,,학교가 늦게 끝나 시간이 급해 송아지 꼴을 빨리 베려면, 낫을 수직으로 각을 높이 세워 빨리 숫돌에 갈아, 망태를 메고 집을 나섰고,,,여유가 있으면 낫의 각도를 낮추어 천천히 오래 숫돌에 갈아 날의 내 구성을 높혔지요,,,

백원순 2023. 12. 11. 오후 05:58

내 무디어진 언어를 담금질 해 줄 사랑의 대장장이를 어디에서 찿을까? Have good week days!

박종영 2023. 12. 12. 오전 10:12

옛날에는 시골장터 한쪽에는 어김없이 대장간이 있었지요 이웃 부럭에서 달아진 호미와 낫, 심지어 곡괭이까지 들고 와서 새롭게 만들어 가서 농기구로 긴요하게 사용하였습니다. 대장장이의 장인 정신은 지금도 면면히 흐르고 있고 충남 논산에 있는 대장간은 문화재로 등록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겨운 말씀 감사드리며 남은 12월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박종영 2023. 12. 12. 오전 10:19

대장간에서 사온 낫과 호미로 풀을 베고 밭을 메는 긴요한 농기구로 지금도 각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농기구 대량생산을 위해 전 공정이 자동화되어 기계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담금질이 부족하여 쉽게 달아지고 부러진다고 하니 낫과 호미는 대장장이가 여러번 담금질을 해서 만드는 것이 최고의 낫이고 호미일것입니다. 정겨운 댓글에서 어린시절을 소환하는 시간을 주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박동수 2023. 12. 12. 오후 02:00

어떤 사람이던 만족을 느끼고 사는 사람 참으로 드물 것이지요. 그러나 대장장이로 천대를 받던 세월도 그리고 이제 장인으로 사는 시대이어도 그는 자신의 하는 일의 긍지를 갖고 살았으니 행복한 사람이지요 아무리 많은 지식과 교육을 받은 사람도 지금은 스스로의 긍지를 갖고 사는 사람 드문 세월입니다. 그래서 하늘과 조상이 준 생명을 초개 처럼 버리는 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요. 생각하며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박종영 2023. 12. 13. 오전 10:21

아직도 남아 있는 대장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철물점에 가면 호미와 낫 등 농기구가 있습니다. 그건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여 나온 것입니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대장장이의 장인 정신, 우리가 근본을 잊지않고 이어온 장인정신을 존중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의미깊은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고루지 못한 날씨에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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