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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얻어 쓰기
우산 얻어 쓰기
- 박종영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 갑자기 비가 내려
비를 피해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상큼한 여자분이 쓰고 있던
우산을 선뜻 건네주며
비가 그칠 것 같지 않으니 이걸 쓰고 가라고 한다.
멈칫하며 사양하자,
나는 가방에 우산이 한 개 더 있으니
염려 말라고 하며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쓰고 황망히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전부터 타인의 호의를 기대하는 건
비루한 사치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처음 보는 여자로부터 아무 대가도 없이 친절을 받고 보니,
살아오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강한 척을 해야 했던 구차한 마음의 응어리가
갑자기 마주한 따스한 배려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 젖은 손 닦아주며
서로가 우산이 되어주는 세상
비 오는 날 시간의 방황을 밀어내고 작은 가슴이 되어주는 그 여자,
나누어 갖는 세상의 내용을 뒤늦게 경험한 어리석음에
눈시울이 젖어오는 것은 이제야 철이 든 것인가?
댓글 8개
옛 시절에는 나누는 것이 미덕이었는데 세월이 각박해진 오늘은 참으로 보기 힘든 일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잡초가 많아도 곡식 씨앗이 묻혀 있으면 자라나는 알 곡이 있기 마련 이지요 수고 했습니다. 건강 하시고...감사 합니다
제가 해남 병원에 근무할 때 선배 되신 분이 광주에 갔다가 버스에서 내리는데 소낙비가 쏟아졌더랍니다 그때 길거리에 우산 쓴 여자분이 있어서 같이 쓰자며 끼어 들었는데 그 사건이 인연 되어 결혼하고 고향에서 지금까지 잘 살고 계시답니다 혹시 시인님도 사모님을 우산 얻어 쓰다 만나신 것 아닌지...
우산 없이 출근하였다가 퇴근 무렵 갑자기 비가 내리고 있을 때의 난감함을 누구나 한번 쯤은 경험했을 것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호의를 받고 생각하는 젊은 날의 콩콩 거렸던 심정이 오늘에 와서 추억입니다. 살아가며 나누어 갖는 세상의 보람이 오늘 더욱 충만하면 좋겠습니다. 정겨운 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박시인님.//
비와 우산의 인연, 새로운 연분으로 부부가 되는 사랑입니다. 부부의 인연을 들어보면 수없이 많은 사연으로 맺어진 부부가 많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인근 부락에 사는 처녀와 결혼을 많이 했는데 그것도 친인척이나 중매쟁이를 통해서 선을 보고 많이 했지요 그 시절이 순수한 결혼이었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 드리며 건승하십시오. 정시인님.//
사진을 보고 시를 읽으니 함께 우산을 받고 마음이 두근거리는 우연을 경험하는 듯 했습니다. 비가 내려도 불편하지 않음이 그런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서인가 봅니다.
비 오는날 함께 우산을 쓰고 걷는 동행의 의미, 빗소리와 숨소리가 겹쳐 서로가 원하는 사람의 밀어가 들립니다. 젊은 날의 기억이 추억을 소환합니다. 정겨운 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문희님.//
심쿵하네요~~^-^ 마치 비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예측하지 못한 하루 날씨, 비 오는 오후 우산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 베품을 받고 생각하는 세상의 내용이 아름다운 수채화입니다. 즐거운 글 주시어 감사드리며 추운 겨울날씨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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