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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꽃물

박종영 2024. 09. 03. 오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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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꽃물/박종영

 
장독대 옆 빈터에 심었던 
봉선화가 누구네 여인처럼

꽃 씨방 봉봉 하게 아기를 뱄다
무덥고 긴 여름날 보채고 짓이기더니
초가을 선선한 바람 불자
만삭의 꽃 씨방 옥문을 연다.
토해내는 까만 알갱이

쏟아지는 씨앗들이 날아가면서

자기들끼리 주고받는 말이 가관이다.
\"세상 구경은 지금부터다!
생명의 존귀함을 명심하라
눈치껏 누울 자리 골라 

터를 잡아야 하느니라\"


첫눈이 오기 전까지
봉선화 꽃물이 손톱 끝에 다다르면
첫사랑이 찾아올 거라 믿는
순이의 젖가슴이 높게 출렁이고,
나직한 산허리 후덥지근한 

산골에 처박혀 사랑에 목맨 

풀국새 울음이 산자락을 메우는데,

 

어느 시절에나 수줍음 타며
초승달이 되는 봉선화 꽃물.

 

 

 

 

댓글 4개

박동수 2024. 09. 05. 오후 04:26

\"toch me not\"........나를 괴롭히지 마세요 봉긋한 꽃잎이 익을 때면 가슴은 부풀어 오르고 언젠가 저 꽃잎 따다 손끝에 물 드리던 누이들 그리움에 부풀어 있는 몸통이 터져 까만 씨앗을 뿌리며 그리움을 분출하는 봉선화를 보며 먼 먼 나라로 떠나간 누이들 그리움에 눈시울 뜨거워 집니다 어느 듯 봉선화 피는 계절이네요 아름다운 추억을 삼키며 건강 하시기를 바랍니다. 박시인님...........감사 합니다.

박종영 2024. 09. 05. 오후 10:19

장독대에 앉아 봉선화가 배 볼록한 씨앗을 달고 터트리기 전에 손으로 살짝 건드리면 깨알 같은 검은 씨앗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재미로 삼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자연은 오묘한 기술로 번식의 틀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고 한낮에는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정겨운 말씀 감사 드리며 더욱 건승하십시오 박시인님.//

정채균 2024. 09. 11. 오후 09:22

울밑에 봉선화, 처량하다고 노래합니다만 손톱에 물들인 처자에게는 첫사랑의 고백이겠지요 씨방을 터트리던 개구장이 시절이 생각 납니다.

박종영 2024. 09. 13. 오후 01:23

지금은 장독대가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담한 장독대를 지키던 봉선화나 맨드라미는 오랜 추억의 이름들입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9월 중순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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