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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입술
엄마의 입술
백 원 순
가을이 시작되어
찬 바람이 저 멀리
서쪽 바다에서
불기 시작하면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던
우리집 밭들 중에 하나에는
밭가에는
수수대와 잎이 붉게 변하고
꽉찬 하이얀 수수는 고개를 숙였다
고구마는 붉은 황토 흙 속에서 살찌고
고구마 밭 이랑 사이로
푸른 콩들은
서로 다투어 가을를 반기었다
그 밭 아래
크나큰 소나무 숲이 있었고
밭일을 끝내고 그 송림 아래 길에서
휴식을 가지곤 했다
어머님과 나는
밭일을 끝내고 그 소나무 숲 아래 길에서
쉬는 동안
어머님께서는 가을이면
그 뻣뻣해진 진한 푸른 솔잎을 따다
위 아래 입술을 막 찌르시곤 하셨다
선홍빛 핏물이
뚝뚝 떨어져 황톳길에
붉게 물들곤 하면은
나는 그만 하시라 하곤
소리치면은
어머님께서는
썩은 피를 뽑아 내야된다고,,,
어머님께서는
그 섬의
추운 겨우내내
하이얀 창호지를
그 붉은 입술에
항상
붙이고 다니시곤 하셨다
지금도
나는 잘 모르겠다
어머님의 그 입술의
붉은 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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