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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

정채균 2024. 06. 12.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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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

 


남녘 바닷가 산등성이

잡초 틈에 엉켜 자란

가축 먹이로 쓰던 못난 호박덩이

객지 자리 잡은 형제에게 선물하여

베란다 구석에 팽개쳐져 있었다

 


위장병으로 식사 못 하는 아내를 위해

호박죽 만들려고 보니

딱딱한 껍질에 검버섯 피고

텅 빈 속에는 씨앗 몇 톨 남아

부실하게 늙어 갔지만

덩굴째 굴러들어 와

보양식으로 이바지한 셈이다

 


호박꽃 따서 반딧불이 넣고

동화책 읽어보려 애쓰고

호박에 말뚝 박던

개구쟁이 시절 떠올리며


문득 손자 볼 욕심까지 부려 본다.

댓글 6개

박종영 2024. 06. 15. 오후 02:24

늙은 호박은 우리들 민가에서 단방약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지요 부기를 가라 앉히는데 긴요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더하여 호박 떡은 간식거리로 배고픈 시절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히 읽고 갑니다.

박동수 2024. 06. 15. 오후 08:41

\"덩굴째 굴러들어 와 보양식으로 이바지\" 한 것도 감사 한데 손자까지 볼 생각을 하는 것 보니 욕심이네 조금 전에 나가서 갈비탕 집 갈비를 실큰 뜯고 왔더니 속이 과한데 호박죽이 ㅎㅎㅎ........재미나게 쓴 글 잘 읽고 갑니다. 언제나 건강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덕식 2024. 06. 18. 오전 11:00

11111

정채균 2024. 06. 19. 오후 09:31

김덕식 선생님~ 메일방에서 향기방까지 오셔서 댓글 주심이 반갑고 고맙습니다^^

정채균 2024. 06. 19. 오후 09:57

부잣집이야 한약이라도 다려 먹었지만 우리네 서민들이야 호박도 보약이 되었지요 안방 윗목 고구마 두대에 얹혀 있던 호박들 겨울에 귀한 양식이 되기도 했지요.

정채균 2024. 06. 19. 오후 10:04

산후조리에는 당연히 호박 다려(즙) 먹었지요 저희 둘째 낳고는 흑염소라도 해 주라는 권유가 있었는데 호박즙으로 대신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말린 호박 넣어 만든 엄마표 시루떡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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